정부 "경기 회복 조짐 서서히 나타나"…한층 긍정적 평가(종합)

입력 2023-11-17 11:12  

정부 "경기 회복 조짐 서서히 나타나"…한층 긍정적 평가(종합)
11월 그린북…"물가 둔화 흐름은 전달보다 완만"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정부가 한국 경제에 서서히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라고 표현한 데서 한층 긍정적으로 나아갔다.
작년 6월부터 꾸준히 있었던 '경기 둔화'라는 단어가 빠졌고 '회복'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 다만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정부는 지난 8월 그린북에서부터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달 그린북에서는 반도체 등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이 회복세라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9월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1.9% 올랐다. 특히 반도체는 12.9% 올라 8월(13.5%)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한 550억8천만달러를 기록해 플러스로 전환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감소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비구이위안 디폴트 등으로 우려됐던 중국 경제가 다소 나아진 모습도 경기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9%로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기재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중국이 빠르게 회복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중폭 정도의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서비스업 생산과 지출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업(2.4%), 운수·창고(2.2%)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소매판매(0.2%), 설비투자(8.7%)와 건설투자(2.5%) 등도 증가했다.
정부는 10월 소매 판매는 중국인 방한 관광객 증가 등은 긍정 요인으로,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백화점 매출액 감소 등은 부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한 과장은 "지금까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소비가 경기 버팀목의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소비가 작년이나 올해 초에 비해 더뎌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또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하는 물가 상승세를 주시했다. 공급 요인에 따른 변동성도 있다고 봤다.
지난달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라는 평가에서 이달 '완만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으로 '완만한'이 추가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둔화 기조는 지속될 것 같다. 다만 속도 자체는 몇 달 전에 봤던 것보다 조금 더 완만하지 않나 하는 판단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글로벌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이상저온 등으로 농산물값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8% 올랐다. 3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대외 요인으로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방한 관광객 증가 기대감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도 주목했다.
10월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 무력 충돌 발발에도 공급 차질 우려 완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떨어졌다.
10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85.5달러로, 9월 89.4달러에서 소폭 하락했다.
다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10월 평균 각각 리터당 1천776원, 1천690원으로 전월(1천769원, 1천667원)보다 아직 높은 수준이다.
s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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