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페루·피지·브루나이·일본 정상과 양자회담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5개국 정상과 연쇄 양자회담을 하며 '전방위 외교'를 이어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멕시코·페루·피지·브루나이·일본 정상을 잇달아 만나 회담하며 각국과 대화·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동시에 자국의 우려사항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마약 퇴치 문제에 대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 주석은 금융·전기차·마약 방지 분야 협력과 인문 교류 확대를 제안한 뒤 "멕시코가 자국 국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독립·자주적으로 걷는 것을 지지하고, 국정·행정 교류를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태평양 휴양 도시 아카풀코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오티스'로 멕시코가 큰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로페스 대통령은 "멕시코는 중국 기업에 편의를 제공하고 마약 제조 및 판매 협력 등 각 분야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며 "다자간 문제에서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남태평양 국가인 피지의 시티베니 라부카 총리에게는 '핵심 이익'을 거론하며 대만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피지 정부는 올해 3월 대만 사무소의 명칭을 '타이베이 상무판사처'에서 '중화민국(대만) 상무대표단'으로 바꾸는 것을 허용했다가 중국의 반발로 복귀시켰다.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피지의 정치적 기반"이라며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에 대해 계속 확고한 지지를 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산품 수입 확대와 중국 기업의 투자 지원을 '당근'으로 제시했다.
시 주석은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는 오염수 해양 배출, 역사 인식, 대만, 경제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시 주석은 특히 오염수를 '핵오염수'로 지칭한 뒤 "핵오염수 해양 배출은 인류의 건강, 전 세계 해양환경, 국제 공공이익에 관련된 문제"라며 "일본은 국내·외의 합리적인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고 건설적인 태도로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농산물 수입 확대를 약속하며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걸려 있는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을 만난 자리에서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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