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가정 2주택도 '생애 첫주택' 혜택…"출산장려 등 일석이조 기대"
부동산 규제도 완화 분위기…"지엽적 정책으로는 한계" 지적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부동산 침체 속에 중국의 한 지방정부가 다자녀 가정의 두 번째 주택도 '생애 첫 주택'으로 인정, 우대 혜택을 주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고 계면신문 등 현지 매체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젠성 샤먼시는 최근 발표한 '부동산 시장 관련 최적화 정책'을 통해 이런 조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생애 첫 주택으로 인정받으면 주택 구매 때 현금으로 내는 첫 계약금인 '서우푸(首付)' 비율이 대폭 낮아지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우대 혜택도 받는다.
도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첫 주택 서우푸 비율은 35%지만, 두 번째 주택은 60% 이상이다.
무주택자들의 내 집 장만을 돕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첫 주택은 수중에 많은 자금이 없더라도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수월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이상 주택은 자부담 비율이 높아 구매가 쉽지 않다.
샤먼시의 이 조치는 인구 감소에 대응해 출산을 장려하는 한편 침체를 겪는 부동산 시장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샤먼시는 또 지난 9월 외곽 4개 구에 대한 주택 구매 제한을 해제한 데 이어 이번에 중심지인 2개 구에 대한 규제도 풀었다.
종전 외지인은 한 채, 현지인은 두 채만 구매할 수 있었던 부동산 규제를 전면 해제한 것이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 보는 샤먼 섬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된 샤먼시의 이 조치는 대만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풍광이 아름다운 데다 부동산 활황과 대만인들의 투자가 몰리면서 한때 집값이 급등했던 샤먼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의 영향으로 대만 기업들이 대거 철수하면서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 집값이 하락했다.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이쥐연구원 옌웨진 총감은 "일부 주요 도시가 주택 구매 제한을 완화했지만, 구매 제한을 전면 해제한 것은 샤먼이 처음"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 침체 지속과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직면으로 불안 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지엽적인 정책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자금난을 겪는 개발업체들의 잇따른 공사 중단으로, 분양한 뒤 완공하지 못한 주택이 2천만 채에 달해 사회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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