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전투견·무인차량·스폰지폭탄…첨단기술 동원 수색·파괴
"굳이 사람이 들어갈 필요 있나"…'저항 소굴로 변질'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지상작전 중인 이스라엘군(IDF)이 병력 대신 개와 로봇을 하마스 지하터널에 투입하고 있다.
총 길이 5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땅굴의 구조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데다 하마스가 부비트랩 등으로 함정을 파놓았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인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IDF는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지하터널을 수색·파괴하고 하마스 지도부를 추적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중에서 숨겨진 구조물을 탐지하는 드론과 단단한 구조물을 뚫을 수 있게 설계된 벙커버스터 폭탄은 이미 현대 시가전의 필수장비다.
IDF는 지하터널에 전투견과 무인 차량, 로봇을 들여보내 구조를 탐색하고 있다. 땅굴 안에 던지면 폭발하는 대신 액체가 부풀어오르며 단단해져 입구와 틈새를 막는 '스펀지 폭탄'도 쓴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같은 기술 도입을 위해 위성 이미지로 하수도 누수를 탐지하는 이스라엘 업체 '아스테라' 등 여러 업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IDF는 특수훈련을 받은 전투공병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부비트랩이 터질 우려가 있는데다 땅굴에 대한 지식이 하마스보다 부족한 탓에 지하터널에 들어가기는 여전히 위험하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지낸 이타마르 야르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땅굴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터널을 붕괴시켜 지하시설들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력 투입 없이 지하공간에 숨어든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스라엘 라이히만대학의 지하전술 전문가인 다프네 리치몬드 바라크는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으면 폭격으로 땅굴을 얼마나 파괴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종전 이후에도 땅굴이 장기간 저항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땅굴 전체를 파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어려움이 분명해지고 작전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작업이 절반쯤 끝난 채 중단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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