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우크라 추가 지원 예산안 의회서 제동
독일·프랑스·EU 등 군사·경제 추가 지원 계획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유럽 각국이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군사 지원의 대부분은 미국이 부담했다. 그 규모는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관심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쏠리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약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지원을 패키지로 묶은 1천50억 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빼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액만 담은 별도의 예산안을 발의해 가결 처리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이달 초 행정부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으나 이전 지원분보다 규모가 줄었다.
이처럼 미국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속도가 느려지면서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독일, 프랑스, 영국과 유럽연합(EU) 등 유럽이 지원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내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80억 달러(약 10조4천억원)로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EU도 향후 4년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540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의 경제 지원을 계획하고 있고 추가 군사 지원도 논의 중이다.
프랑스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프랑스 장비 구입을 위한 추가 자금 2억 달러(약 2천600억원)를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벨기에도 지원을 약속했다.
영국 역시 지속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EU의 경우 포탄과 다른 기본 군사 장비 재고가 떨어져 가고 있어 내년 3월까지 100만 발의 포탄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번 전쟁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친러 성향의 EU 회원국 헝가리가 EU의 우크라이나 군사 추가 지원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EU 우크라이나 지원금의 4분의 1을 대고 있는 독일도 EU 차원의 군사 지원과 자국의 개별 지원을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상황에서 유럽의 지원 약속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고위 유럽 관리들은 미국의 지원은 필수적이며 유럽은 미국의 자금과 군사 장비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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