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화 두고도 이사회와 의견 차이
올트먼 "살아있는데 내 추도사 읽고 있는 이상한 경험"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해임된 것은 AI 안전성, 기술 개발 속도 등 여러 문제에서 이사회와 의견 차이가 있었던 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오픈AI는 이날 성명에서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트먼의 해임 사실을 발표하면서 구체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올트먼도 해임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올트먼과 이사회 사이에는 AI 안전성, 기술 개발 속도, 사업화 등에서 이견으로 논쟁이 있었다. 특히 이 회사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와 의견 충돌이 두드러졌다.
수츠케버는 지난 7월 '초지능' AI 시스템을 통제하기 위한 새로운 팀을 사내에 만들었다. 그러나 한 달 전 사내에서 수츠케버의 책임 범위가 축소됐고, 이는 올트먼과의 불화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수츠케버는 이후 이사회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 일부 이사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블룸버그는 오픈AI 내부에서는 출발 당시부터 강력한 AI 도구의 책임 있는 개발 문제를 놓고 균열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안전성과 사업화를 둘러싼 이견은 오픈AI를 공동으로 설립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이 회사와 갈라서고, 2020년 일부 직원들이 퇴사해 경쟁업체인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을 설립한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트먼의 야심이 이번 해임에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올트먼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AI용 반도체 칩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 중동 국부펀드에서 수백억 달러 조달을 모색해왔다고 전했다. 올트먼은 일본 소프트뱅크에도 AI 기기 개발을 위한 기업 설립에 투자할 것을 설득해왔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올트먼의 해임과 함께 사임하게 된 이 회사 회장 그레그 브록먼은 이날 밤 성명에서 그와 올트먼은 이사회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도 아직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해보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사회가 해임 통보를 구글 화상회의를 통해서 했다면서 "일리야가 샘에게 그가 해고될 것이며 곧 이 소식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올트먼은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면서 "오늘은 많은 면에서 이상한 경험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한가지는 그것은 마치 당신은 아직 살아있는데 당신에 대한 추도사를 읽고 있는 것과 같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올트먼의 해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 회사의 선임 연구원 3명이 사직했다고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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