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병원 이송되는 어린이 부상자도 다수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에서 공습과 지상전을 이어가면서 민간인, 특히 어린이의 희생이 계속 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당국은 지난달 7일 개전 이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어린이 5천여명을 포함해 모두 1만2천300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같은 집계가 맞는다면 지난 6주간 가자지구에서 숨진 어린이는 작년 한 해 동안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20여개국에 걸친 세계 주요 분쟁 지역에서 사망한 어린이를 모두 합친 2천985명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고 NYT는 유엔 통계를 인용해 전했다.
데이르 알-발라에 있는 알아크사 병원 영안실 책임자는 너무나 많은 어린이가 주검이 돼 이곳으로 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 전쟁 때 가자지구 부모들은 자택이 공습당할 경우에 대비해 자녀들을 서로 다른 방에 두기도 했다. 집 일부가 폭격받을 경우 한 사람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 전쟁에서는 대대적인 공습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을 가자지구 다른 지역에 사는 친척들에게 보내는 등 더 멀리 떼어놓고 있다.
아이가 부모를 잃어버리거나 고아가 되거나 죽었을 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녀의 피부에 이름을 쓰는 이들도 있다.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응급실 의사는 많은 어린이가 홀로 병원으로 이송된다고 말했다.
화상을 입거나 포탄 파편에 부상하거나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심하게 다친 어린이들은 충격에 빠진 채 병원으로 옮겨지는데, 많은 경우 아이의 신원을 알 수 없다고 이 의사는 전했다.
그는 누군가 이 아이들을 알아보기 전까지 '신원미상 외상 어린이'로 분류하는데 문제는 일부 어린이는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여서 아이를 찾으러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알시파 병원 응급실에서는 2주 전 '신원미상 외상 어린이 1천500번'이 등록됐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국제적십자위원회의 한 정신건강 담당자는 많은 어린이가 자다가 갑자기 놀라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하는 야경증 등 정신적 외상 증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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