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저숙련 일자리 장기 임금 낮아…숙련형성 위한 정책 필요"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최근 10년간 음식·주점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가장 많이 늘었지만, 음식점업 등으로 대표되는 저숙련 일자리는 근속에 따라 오른 임금이 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층 노동시장 선택 특성과 숙련 형성을 위한 정책적 개선 방향 연구' 용역 과제 보고서를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저숙련 일자리 선택과 그에 따른 한계점, 정책 대안 등을 담았다.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청년(15∼29세) 취업자는 401만8천명이었다. 9년 전인 2013년 상반기(366만6천명)보다 35만2천명 늘었다.
특히 음식점 및 주점업에 종사하는 청년 취업자가 34만6천명에서 56만5천명으로 21만9천명 늘었다. 중분류 산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청년 취업자 가운데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9.4%에서 14.1%로 높아져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용행정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18∼2022년 18∼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업종별 피보험자 가입 추이를 보면 5년간 소프트웨어개발에서 6만6천명이 늘어 가장 많이 증가한 데 이어 음료점·카페(3만4천명), 음식점(2만9천명) 등에서 많이 늘었다.
연구원은 "최근 5년간 청년층은 음식점·카페·편의점으로 대표되는 비근속 일자리의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음식점과 카페의 경우 25∼34세 청년이 다수 종사하는 문제가 있다"며 "음식점 청년 고용의 증가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증가라고 해석하기에는 고연령대가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카페·편의점·음식점의 일자리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진입장벽이 낮아 청년층이 단기적으로 근로하기에 선호할 수 있으나, 숙련 형성과 향후 경력 개발에는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게 연구원의 평가다.
음식주점업, 소매업은 20대 근로자를 선호해 30대 이후 근무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워 근속기간이 짧은 산업에 꼽혔다.
근속에 따른 임금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음식점업의 경우 5년 이상 10년 미만 근속한 경우에도 월 급여가 평균 272만원에 그쳐 사회복지서비스업(225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음식점업은 15∼34세 청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미취업으로 이동할 확률이 가장 높은 산업이기도 했다.
연구원은 이에 청년층의 장기 숙련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일환으로 일자리 보조금 사업에서의 단기 아르바이트 비중 축소, 생애 경력 개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신설, 인력 매칭 제도 개선 등이 거론됐다.
연구원은 "생애에 걸친 노동시장 선택과 숙련 형성 계획은 생계비 마련과 결부되어 있으므로 장기적 시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되지 못할 경우 추후 큰 개인적·사회적 고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가 중장기적인 커리어 설계를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