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은 사상 최초로 1형 당뇨병 위험 요인과 발병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아주 적게 혹은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이다.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한다.
요즘 1형 당뇨병 진단율을 보면 절반 이상이 성인이다. 1형 당뇨병은 지금까지 대부분 아동기에 발생하는 경우만 연구돼왔으며 성인기에 발생하는 1형 당뇨병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그래서 브리스톨 대학의 캐슬린 질레스피 분자의학 교수 연구팀이 성인의 1형 당뇨병 위험 요인과 발병 과정을 추적하기 위한 연구(T1DRA: Type 1 Diabetes Risk in Adults)에 착수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1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전국적으로 1형 당뇨병 가족력이 없으면서 1형 당뇨병 위험이 높은 성인 2만 명(18~70세)을 선발할 예정이다.
연구 대상자들에게는 손가락을 침으로 찔러 혈액을 채취하는 키트를 우편으로 보내 채취된 혈액 샘플에 면역체계가 췌장의 인슐린 생산 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백질인 소도세포 자가항체(islet autoantibodies), 즉 1형 당뇨병의 생물 표지가 있는지를 분석하게 된다.
소도 세포 자가항체는 1형 당뇨병 발생과 연관이 있으며 환자가 증상을 느끼기 수년 또는 몇십 년 전에 혈액에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1형 당뇨병 고위험자들을 추적하면서 그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발병하는지, 임상적 진단까지 진행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그리고 진행 속도가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요인들과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하게 된다.
고위험자들에게는 1형 당뇨병의 증상, 관리, 새로운 임상시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1형 당뇨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인슐린 요법이 필요하지만, 최근 발병을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요법이 개발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테플리주맙(teplizumab)으로 발병을 평균 3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 다른 면역요법들이 현재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다.
T1DRA를 통해 현재 소도세포 자가항체를 가진 성인이 얼마나 되는지 대한 보다 명확한 상황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들을 추적 관찰하면서 성인들에서 1형 당뇨병이 어떻게 발병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임상시험 참가 기회도 부여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편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의 위험 요인과 발병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ELSA: Early Surveillance for Autoimmune Diabetes)도 작년부터 시작됐다.
ELSA 연구는 1형 당뇨병 위험 아동(3~13세)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 대상으로 이미 1만 명이 선발됐고 앞으로 18개월 동안 1만 명이 추가 선발될 예정이다.
T1DRA와 ELSA 연구에 대해 영국 당뇨병 협회 연구실장 엘리자베스 로버트슨 박사는 1형 당뇨병을 조기 발견해 발병을 막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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