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지도자들도 축하 메시지…콜롬비아 대통령은 "중남미에 슬픈 일"
진영·나라별로 온도차 감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남미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극우파 정치인 하비에르 밀레이(53·자유전진당)의 승리에 반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밀레이의 승리와 관련해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나는 당신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당신은 당신의 나라를 바꾸고 정말로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썼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환영 메시지 타전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입장 표명보다 먼저 나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축하한다면서 이번 선거가 아르헨티나 선거와 민주적 제도의 시험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밀레이 당선인, 그리고 그의 정부와 공동 우선 사항들에 대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열렬히 환영 입장을 밝힌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감지됐다.
밀레이는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1)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했다.
밀레이는 여러 정책과 언행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닮아 현지에서는 밀레이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 중앙은행 해체, 아르헨티나 통화(페소)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전기톱 퍼포먼스'로 대변되는 정부지출 대폭 삭감, 장기 매매 허용, 지구 온난화 이론 배격 등을 내세웠다.
밀레이는 중국, 브라질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천명했다.
중남미 지도자들도 당선을 확정지은 밀레이 후보에 축하 메시지를 건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선거 절차를 진행한 아르헨티나 기관들과 질서 있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한 아르헨티나 국민을 축하한다"며 "새 정부에 행운과 성공기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려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도 "밀레이가 승리한 데 대해 아르헨티나 국민에 축하를 보낸다"며 "남미에 희망이 다시 빛날 것"이라고 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밀레이의 승리에 경의를 표한다"며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하고 우리는 항상 그들에게 존경과 지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도 각각 밀레이의 승리에 축하 메시지를 내놨다.
반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극우가 아르헨티나에서 이겼다. 그것은 사회의 결정이다"라며 "라틴아메리카에 슬픈 일"이라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게릴라 출신으로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정권을 이끄는 지도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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