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11월에 中 군용기 230대·군함 115척 탐지…'독립 추진' 경고?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의 총통선거 후보 등록을 앞두고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자유시보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매체들은 20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21대와 군함 7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 인민해방군 군용기 21대 가운데 9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하거나 중간선을 연장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기종별로 보면 쑤(SU·蘇愷)-30 전투기 6대와 젠(J·殲)-10 전투기 2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가 중국 공역으로 되돌아갔으며, 원(Y)-9 전자전기 1대는 대만 ADIZ 서남 공역에 깊숙이 진입했다 중국 쪽으로 복귀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군은 지난 18일 오전 6시부터 19일 오전 6시 사이에도 대만 주변 공역에서 인민해방군 군용기 9대를 탐지한 바 있다.
타이완뉴스는 대만 국방부 자료를 인용, 11월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포착한 인민해방군 군용기와 군함은 각각 230대와 115척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6년 5월 독립 성향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번 중국 군용기 및 군함 출현은 기존 군사적 압박의 연장선상이지만, 친중 정권으로의 교체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1월 총통 선거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는다.
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총통 및 부총통 후보 등록을 받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 무소속 궈타이밍(郭台銘) 후보에 앞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친중 세력 국민당과 중립 노선 민중당이 야권 단일 후보를 내면 독립 성향 민진당 라이 후보에 앞설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다수 있어 중국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대만을 상대로 군사적 및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여 독립 성향 민진당 재집권을 막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당선
인은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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