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총통·부총통 후보 모두 독립 성향·친미 인사…야당, 친중 후보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후보가 부총통 후보로 그동안 중국이 강한 거부감을 보여온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ECRO) 대표를 정식 지명했다.
20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라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샤오메이친을 파트너로 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라이 후보는 "샤오메이친은 대만 외교에서 보기 드문 인재"라면서 "남은 50여일 동안 샤오메이친과 함께 민의와 모든 세력을 통합해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는 탓에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의 샤오메이친 대표는 사실상 대만의 주미 대사 역할을 해왔다.
라이 후보의 부총통 후보 지명 직후 샤오메이친은 사의를 밝혔고, 대만 외교부는 이를 즉각 수용했다.
샤오메이친은 라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대만 독립 성향의 인물로, 지난 4월 자신을 독립 지지자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라이 후보와 함께 샤오메이친을 대만 독립주의자로 규정하고 경계해왔다.
이처럼 대만 독립 성향의 친미 세력인 '라이칭더+샤오메이친' 조합이 완성됨으로써, 내년 1월 13일 예정의 대만 총통선거가 미중 세력전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 15일 야당 후보 단일화 방침이 합의된 뒤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현재로서는 친중 세력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총통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여론 조사와 각종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야당 총통 후보를 정하기로 했지만, 여론조사 오차범위를 둘러싸고 허우 후보와 중도 노선 민중당 커원저 후보 간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총통 선거 등록 마감 시점인 이달 24일 오후 5시(현지시간)까지는 후보가 확정돼야 한다.
대만 선관위는 이날부터 총통·부총통 후보 등록을 개시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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