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302개사 대상 조사…2년전 조사보다 15%p 증가
전쟁·보호무역주의 등 '리스크 장기화' 대비…"정책 지원 필요"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주요 원자재와 부품 공급망 리스크가 상시화하면서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원자재·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조업체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0.3%가 '현재 수입 중인 원자재·부품을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미 대책을 마련했다'는 기업은 전체의 18.0%, '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곳은 42.3%였다.
2021년 조사에서는 이 같은 기업이 45.5%였으나, 2년 새 비중이 15%포인트가량 늘었다. 전쟁과 보호무역주의 등 공급망 리스크 장기화에 따라 안정적 조달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가장 선호하는 공급망 대책으로는 '신규 해외 거래처를 추가해 공급망 확대'(34.7%)가 꼽혔고, '수입 원자재·부품의 국내 조달'(25.7%)도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기존 해외 거래처를 안정적인 국가나 기업으로 변경'(8.7%), '수입 원자재·부품을 자체 생산'(4.0%) 등이 있었다.
원자재나 부품의 해외 조달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는 기업 비중은 38.7%로 2년 전(67.0%)보다 28.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망 타격의 주요인이었던 코로나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이후 발생한 요인들은 국지적 영향을 주는 수준에 그친 결과로 해석된다.
올해 수입 공급망 피해를 제공한 최대 요인(복수응답)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45.7%)이 꼽혔고, 이어 코로나 여파 지속(31.0%), 미·중 무역 갈등(28.4%), 환경·탄소중립 규제(11.2%), 이스라엘·하마스 전쟁(7.8%) 등 순이었다.
구체적 피해 내용은 단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87.9%), 물류 차질(27.6%), 조달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24.1%)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원하는 수입 공급망 안정 정책과제는 조달처 다변화에 따른 물류·통관 지원(33.7%), 신규 조달처 확보를 위한 정보 제공(20.0%) 등 단기적인 행정적 지원부터 수입 품목 국산화 지원(24.3%), 안정적 교역을 위한 외교협력 강화(14.3%) 등 근본 대책까지 다양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언제, 무슨 공급망 리스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급망 다변화와 자립화를 위해 신규 공급선 물류 지원, 수입 품목 국산화 투자, 리쇼어링 인센티브 강화 등 전폭적 정책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