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는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도시를 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어느덧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BIE는 오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총회를 열고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를 놓고 회원국 투표를 통해 개최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외교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막판 선두 사우디를 바짝 따라붙었다는 분석이 많다. 오일머니로 개도국을 집중 공략한 사우디의 우세 흐름이 한국의 맹렬한 추격으로 각축전 양상이 됐다는 것이다. 한국이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약체로 평가받는 로마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뒤 결선에서 그 표를 흡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이 그간 공을 들여온 아프리카 대륙과 북중미 등 제3세계의 부동표를 우리 것으로 만드는 한편, 로마 지지세가 강한 유럽 표를 흡수하는 게 승부의 관건이 된 셈이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영국과 프랑스 순방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경제사절로 동행해 엑스포 유치전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민관과 기업이 혼연일체가 된 이런 모습이 전 세계인에 잘 전달돼 회원국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면 한다. 유치위는 투표 당일 5차 프레젠테이션(PT)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우리의 홍보 역량을 총가동해야 할 것이다.
엑스포는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는 행사로,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3대 이벤트로 불린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스포츠 분야에서 개인과 국가가 실력을 겨루는 자리라면 엑스포는 한 국가의 산업, 과학기술, 문화 수준을 과시하는 경제·문화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엑스포는 전시 기간과 규모 등에 따라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한국은 1993년 대전과 2012년 전남 여수에서 인정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부산이 도전장을 낸 것은 등록박람회로, 한국이 유치에 성공한다면 올림픽, 월드컵 등 3대 글로벌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유치위에 따르면 부산엑스포가 열리면 관람객만 3천500만명에 이르고 60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낳을 것으로 추산된다. 비단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IT와 미디어 등 '스마트 혁신' 강국으로서의 국가 위상을 높이고 한류 등 소프트파워를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냉철한 시각과 확실한 근거로 유치전 판세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적이고 주도면밀하게 막판 계획을 짜는 게 중요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로 반인권, 극단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팽배해진 만큼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주일이다.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를 외치는 응원의 함성이 파리에서의 승전보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는 필승 전략을 다듬고 마지막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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