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자유시장주의 정책 실패하면 실패한 좌파 페론주의 복귀할 것"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극심한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급진적인 시장경제 정책을 내걸고 승리한 하비에르 밀레이가 실제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외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논설실 명의의 사설을 통해 밀레이의 경제 정책이 향후 아르헨티나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WSJ은 밀레이가 독특한 머리 스타일과 과격한 언행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경제 정책은 트럼프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는 자유무역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밀레이는 140%가 넘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화폐가치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꾸준하게 저금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밀레이가 부정적인 의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됐지만, 대선에서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은 것은 이 같은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다만 WSJ은 밀레이의 자유시장주의적 경제 공약을 실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난관은 아르헨티나 의회는 여전히 페론주의 좌파 집권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회가 밀레이의 각종 정책에 제동을 걸 경우 경제 회생을 위한 그의 처방이 사용되지도 못한 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SJ은 밀레이가 의회 내 보수파와 중도파의 연합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구현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밀레이의 각종 경제공약 중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것도 적지 않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밀레이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달러화 도입의 경우 현재 법정통화인 페소를 대체할만한 달러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지금 아르헨티나의 경제 여건상 국민이 사용할 만큼 충분한 달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WSJ은 밀레이의 각종 개혁 정책이 정권의 무능 등으로 실패할 경우 향후 시장경제 정책이 아르헨티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좌파 페론주의가 복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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