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발칸반도 서부 4개국 순방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세르비아를 찾아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과 회담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순방 이틀째인 이날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부치치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와 세르비아의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양측이 합동 훈련한 적 있다고 상기하면서 이같은 훈련이 세르비아의 군사적 중립 노선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치치 대통령은 "(코소보 북부에 주로 거주하는) 세르비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나토와 KFOR(코소보 주둔 나토 국제평화유지군)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세르비아와 군사적 협력 강화에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고 있는 세르비아를 서방 쪽으로 끌어당겨 발칸반도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종교(정교회)와 민족적 뿌리(슬라브족)를 공유하는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난해 5월 러시아와 가스 수입 협정을 맺기도 했다.
합동 군사 훈련이 성사될지는 불확실하지만 발칸반도에서 나토 확장을 경계해온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런 논의 자체만으로 예민한 사안이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아울러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 9월 코소보 북부에서 세르비아 출신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이 코소보 경찰 순찰대에 총격을 가한 사건을 규탄하며 책임자들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EU의 중재 노력에 두 나라가 건설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는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의 자치주로 간주하면서 오랜 기간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 국경과 인접한 코소보 북부 지역 거주민 대다수는 세르비아계다. 이로 인해 코소보는 최근까지도 이 지역에서 무력 충돌로 진통을 겪고 있다.
앞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코소보를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마지막 순방 일정으로 북마케도니아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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