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군의 공습 속에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 병원 3곳이 환자들을 대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북부의 모든 병원은 정상적인 기능을 멈췄지만 대피하지 못한 일부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환자 대피를 요청한 병원 3곳이 알시파·알아흘리·인도네시아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은 최근 이스라엘군이 이곳에 하마스의 작전 본부가 있다고 의심하고 급습해 수색한 곳이다.
인도네시아 병원과 알아흘리 병원도 잇따른 공습과 폭발 사고 등으로 병원 운영이 중단된 상태라고 WHO는 전했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현재로선 대피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판단에 따라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없다"면서 "중요한 점은 환자를 어디로 대피시킬 것인가이며 안전하게 옮길 곳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가자지구 북부의 피란민까지 몰리면서 과밀화한 가자지구 남부의 난민 보호시설에서 어린이 사망률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제임스 엘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대변인은 "가자지구에는 물 공급과 위생시설이 불충분하고 위생 여건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질병 확산으로 어린이 사망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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