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언론인 2명도 숨져…"사망자 중 일부는 하마스"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군이 북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 지역을 공격해 민간인 8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충돌이 이어지는 이 지역에서도 확전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레바논 국영 통신사 NNA를 인용, 이스라엘군이 이날 레바논 남부 일대에서 세 건의 공격을 감행해 언론인을 포함한 민간인 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NNA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남부 타이르 지역의 하르파에선 레바논 방송사 알-마야딘 텔레비전의 기자 두 명을 포함한 민간인 3명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알-마야딘 텔레비전은 자사 기자 두 명이 숨졌다고 확인했으며 레바논군도 민간인 세 명이 "적의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알-마야딘 텔레비전의 가산 빈 지도 국장은 기자 2명 외에 사망한 민간인 나머지 한 명도 자사와 협력하던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빈 지도 국장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우연이 아닌 직접적인 공격이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알-마야딘 텔레비전이 친 이란적이라는 이유로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한 뒤에 이번 공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IDF)은 "헤즈볼라가 (다연장 로켓을) 발사한 장소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위협에 맞서 작전을 펼친 것"이라며 "언론인들이 IDF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을 알고 있다. 이 사건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역시 레바논 남부에 있는 크파르 킬라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80세 민간인이 사망하고 그의 손녀가 다치는 일이 있었고, 타이르 지역에선 차량이 공격받아 4명이 숨지기도 했다고 NNA는 덧붙였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인근 라시디예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 관계자는 차량 공격으로 사망한 4명 중 한 명이 레바논에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고위 간부 할릴리 알 하라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AFP 통신에 차량 공격으로 숨진 사망자들의 시신이 불에 타 심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전했으며, 하마스 측은 이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공격은 레바논 정부와의 외교적 갈등으로도 비화할 조짐을 보인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기자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카티 총리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범죄에 한계가 없으며 그 목표는 자신들의 범죄와 공격을 밝히는 언론을 침묵시키는 것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말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레바논에서 언론인 두 명을 포함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자지구의 분쟁이 레바논으로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 이것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 편을 들고 나선 헤즈볼라는 6주 넘게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주변에서 이스라엘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레바논 측 사망자는 최소 100명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민간인 14명과 언론인 3명이 포함된다고 AFP는 전했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군인 6명과 민간인 3명으로 알려졌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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