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인질석방 첫발, 추가 협상은…하마스는 '쪼개기 전술'

입력 2023-11-22 16:36   수정 2023-11-22 17:22

[이·팔 전쟁] 인질석방 첫발, 추가 협상은…하마스는 '쪼개기 전술'
FT "휴전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이미 검토중"…'장기휴전' 압박 커질수도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공격 지연 위한 시간벌기 노림수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22일(현지시간) 인질 석방과 나흘간 일시 휴전에 합의하면서 앞으로 인질 협상이 추가로 진행될지 관심을 모은다.
양측이 대규모 인질 석방에 합의하기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를 '죽음의 땅'으로 몰아넣은 전쟁이 시작된지 46일 만에 처음이다.
풀려나는 인질은 주로 어린이와 여성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이 240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인질 협상에 탄력이 더욱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합의는 4일간 일시 휴전하면서 하마스가 인질 약 50명을 풀어주는 것을 조건으로 했다는 점에서 하루에 10∼12명 정도씩 연속으로 석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단 나흘로 합의된 휴전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이미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당초 일시휴전 기간을 열흘로 주장하다가 닷새로 줄였으며, 최종 합의에서는 연장 가능성을 포함해 4일에 동의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정부도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석방하기로 이스라엘과 합의한 게 '1차' 석방이라며 향후 나머지 인질도 비슷한 방식으로 풀려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4∼5일 동안 최소 50명의 여성과 어린이가 풀려날 것"이라며 "더 많은 인질을 풀어주면 교전 중지가 며칠 더 연장된다. 이 합의는 인질 전원의 석방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 군인 석방과 관련해서는 협상이 훨씬 복잡한 국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가 50명 외에 인질을 추가 석방하면서 휴전 기간을 늘릴 경우 완전 휴전에 대한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질만 우선 풀려남에 따라 인질 가족 사이에서도 분열이 일어날 수 있고, 군인 가족들로부터도 완전 휴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질 수 있다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수세에 몰린 하마스는 인질 석방에서 '쪼개기 전술'을 계속 구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 이전에 풀려난 인질은 모두 4명에 불과한데 이들마저 2명씩 두차례에 걸쳐 석방됐다.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한 데 이어 사흘 만인 23일 여성 인질 2명을 풀어줬다.
이같은 행보를 두고 하마스가 인질들을 더 많이 석방할 용의가 있음에도 협상 카드용으로 두 명씩만 풀어주고 있다고 당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공격을 지연시키고 인도주의 지원과 관련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는 데에 한 번에 소수 인원만 석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카드"라는 분석이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난달 10일 일찌감치 지상전을 엄포하고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하마스와 인질 협상에서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공식적으로 지상 작전을 개시한 시점은 27일이 됐다.
이번 합의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사실상 깃발을 꽂고 남부 진격을 벼르는 시점에 나온 점도 이러한 '시간 벌기'의 연장선에 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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