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인질 석방·임시 휴전' 협상 합의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극우 성향 장관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었다.
2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합의안을 두고 내각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각료들 사이에 여러 차례 긴박한 언쟁이 오갔다.
합의는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약 50명을 돌려받는 것을 조건으로 양측이 4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맞석방'하는 내용이 골자다.
'독실한 시오니즘당'(RZP)과 '오츠마 예후디트' 등 우파 연립정부 내 극우성향 정당 소속 각료들은 각료회의에서 이러한 합의에 반대했고 언성이 높아졌다.
RZP는 이 합의안이 석방 대상이 아닌 대다수 인질을 내버리는 격이고 하마스에 전열을 정비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인질들이 무사히 생환하려면 합의안이 승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ZP당 소속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하마스가 휴전 연장을 모색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전시 내각에 참여한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합의 내용을 믿지 못하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이끄는 오츠마 예후디트도 각료회의 소집 전에 회의를 열어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의 미키 조하르 문화체육부 장관과 길라 감리엘 정보부 장관이 벤-그비르 장관과 언쟁을 벌였다.
감리엘 장관이 단결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벤-그비르 장관은 "우리는 단결하지 못했다. 이 결정(하마스와의 합의)은 여러 세대에 걸쳐 피해를 낳고, 앞으로 계속 되돌아와 우리에게 큰 상처를 안길 것"이라고 맞섰다.
논쟁 끝에 RZP는 이날 새벽 찬성으로 돌아섰다. 또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 소속 장관들이 합의를 지지한다는 메모를 남기고 퇴장하면서 합의안이 각료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을 비롯한 RZP 소속 장관들은 나흘간의 휴전 이후 하마스를 뿌리뽑기 위한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 아래 찬성표를 던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성명을 통해 "(토론 과정에서) 인질 송환이 전쟁의 목표를 진전시킬 것이며, 정부·각료 및 국방 기관 전체가 하마스 섬멸전에 전념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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