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중앙은행(RBA)의 미셀 불럭 총재가 미용·치과·외식·스포츠·레저 등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23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불럭 총재는 전날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이코노미스트협회(ABE) 모임 연설을 통해 호주의 인플레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제는 국내 수요 증가 문제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RBA는 작년 5월부터 연 7% 이상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13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1%에서 4.35%까지 끌어 올렸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호주의 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5.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한 달 뒤인 9월 들어 유류·주택·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인해 5.6%로 재반등했다.
이에 지난 7월부터 넉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RBA는 이번 달 초 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불럭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세계 공급망 문제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의해 발생할 때는 금리 인상 효과가 제한적"이라면서 "그렇지만 경제 총수요가 잠재 공급능력을 초과해 물가가 오른다면 통화 긴축이 합당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용·치과·외식·스포츠·레저 등 서비스 가격이 강한 상승을 보였다. 이제 국내 수요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불럭 총재는 "호주가 공급 요인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8%에서 5.5%로 내리는 데 9개월이 걸렸다"며 "이를 다시 (목표치인) 3% 아래로 낮추려면 2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고금리 정책이 장기간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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