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뉴럴링크실험 안전' 거짓말"…美의원들, SEC조사 요구

입력 2023-11-23 10:34  

"머스크 '뉴럴링크실험 안전' 거짓말"…美의원들, SEC조사 요구
"뇌에 칩 이식 실험서 원숭이 최소 12마리 부작용으로 안락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하원의원들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실험 안전성에 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대해 증권 당국의 조사를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 경제매체 포브스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얼 블루머나워(오리건)와 짐 맥거번(매사추세츠), 바버라 리(캘리포니아), 토니 카데나스(캘리포니아) 등 4명은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한을 보내 머스크가 뉴럴링크 투자자들을 오도해 증권 사기를 저질렀는지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9월 10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뉴럴링크 칩 이식 결과로 죽은 원숭이는 없다"고 밝혔다. 또 뉴럴링크가 건강한 원숭이들에게 미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애 "말기"에 있는 원숭이를 실험 대상으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로 2016년 뉴럴링크를 설립한 뒤 원숭이 등 동물들을 대상으로 칩 이식 실험을 해왔다.
SEC에 서한을 보낸 의원들은 뉴럴링크의 원숭이 실험에 관한 수의학 기록을 인용해 원숭이들이 컴퓨터 칩 이식 이후 마비와 발작, 뇌부종 등을 포함해 쇠약해지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칩 이식에 따른 문제의 직접적인 결과로 최소 12마리의 젊고 건강한 원숭이들이 안락사됐다"고 전했다.
이어 뉴럴링크 실험으로 인한 동물들의 죽음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칩의 안전성 및 시장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며 머스크의 발언이 SEC 규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이터는 지난해 12월 뉴럴링크 전·현직 직원 20여명의 인터뷰 내용과 내부 문서를 인용해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죽은 양과 돼지, 원숭이 등 동물이 총 1천500마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뉴럴링크는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로 미 농무부 조사를 받았다.
또 의사들의 단체인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도 지난 9월 뉴럴링크 실험 대상 원숭이들의 건강 이상과 안락사 문제를 고발하며 SEC에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뉴럴링크는 지난 5월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뒤 지난 9월 중순부터 시험 참가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임상시험 모집 대상은 경추 척수 부상이나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등으로 인한 사지마비 환자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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