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휴전 틈타 가자지구 남부에 전열 재편하나
'나흘+α '교전중단은 하마스에 재정비 시간
"이스라엘군, 민간인 속 하마스 조직원들 색출 어려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인질 석방과 나흘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한 가운데 교전이 중단된 틈을 타 하마스가 다시 남부에서 전열을 재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휴전 합의가 하마스가 재정비할 시간을 줘서 이후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약 50명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하마스와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약 50명의 어린이와 여성 등을 휴전 나흘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추가로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휴전을 하루씩 연장하는 일종의 '인센티브 방식'의 휴전 연장도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자국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과 미성년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나흘간의 휴전이 전장에 머무는 이스라엘군의 전투태세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하마스 지도부에게는 하마스 지도부에게 전술적인 후퇴를 통해 그들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했지만 남부로 도망친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들 상당수를 생포하거나 사살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한 수만 명의 민간인 사이에서 수천 명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찾아내야 하는 과제에도 직면했다고 전직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는 전했다.
이미 이번 휴전 협상에 대해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극우주의 정당 소속 각료는 휴전이 전투 중인 군인들을 오히려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중단 없는 전투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내 극우성향의 종교 시온주의당 오릿 스트룩 의원은 인질 가족들이 정부 대신 하마스를 압박해야 한다며 "하마스를 물리친다는 목표가 인질 석방이라는 목표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슐로모 리브만의 아버지 엘리야후 리브만은 이스라엘 군 라디오에 "끔찍하고 불확실한 거래로 석방될 테러리스트들은 이 정부와 이스라엘군에 더 많은 피를 묻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일시 휴전·인질 석방 합의가 발표됐지만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 역량을 파괴하고,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240명 모두를 돌려받는 것이라며 휴전이 만료되면 전쟁이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걸 분명히 하길 원한다. 전쟁은 계속된다. 전쟁은 계속된다"고 거듭 말하며 "우리는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휴전 기간이 끝나면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휴전 발표 기간 우리의 여단이 점령과 침략 세력이 패배할 때까지 우리 국민의 보호막이자 수호자로 남아있을 것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50명 외에 인질을 추가 석방하면서 휴전 기간을 늘릴 경우 완전 휴전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일부 인질만 우선 풀려남에 따라 인질 가족 사이에서도 분열이 일어날 수 있고 군인 가족에서도 완전 휴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총리실 고문을 지냈던 미국·중동 프로젝트 재단의 다니엘 레비 의장은 "이스라엘 내에서 나머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계속 해야 한다는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번 협상을 통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의 석방을 자신들의 핵심 정치적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내세울 수 있다.
미국의 팔레스타인 관련 싱크탱크 알샤바카의 타리크 케니 샤와 연구원은 "하마스에 이번 합의는 상징적인 승리로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상당히 굴욕을 당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로 미루어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지난 2014년에는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이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의 배후로 하마스가 지목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하고 지상군을 투입했고 이에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른바 '50일 전쟁'이 발발했다.
전쟁 당시 양측이 72시간 교전 중단에 합의했으나 이 기간 하마스가 이스라엘 병사들을 살해하고 납치하면서 이 합의는 지속되지 못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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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α '교전중단은 하마스에 재정비 시간
"이스라엘군, 민간인 속 하마스 조직원들 색출 어려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인질 석방과 나흘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한 가운데 교전이 중단된 틈을 타 하마스가 다시 남부에서 전열을 재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휴전 합의가 하마스가 재정비할 시간을 줘서 이후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약 50명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하마스와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약 50명의 어린이와 여성 등을 휴전 나흘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추가로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휴전을 하루씩 연장하는 일종의 '인센티브 방식'의 휴전 연장도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자국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과 미성년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나흘간의 휴전이 전장에 머무는 이스라엘군의 전투태세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하마스 지도부에게는 하마스 지도부에게 전술적인 후퇴를 통해 그들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했지만 남부로 도망친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들 상당수를 생포하거나 사살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한 수만 명의 민간인 사이에서 수천 명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찾아내야 하는 과제에도 직면했다고 전직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는 전했다.
이미 이번 휴전 협상에 대해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극우주의 정당 소속 각료는 휴전이 전투 중인 군인들을 오히려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중단 없는 전투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내 극우성향의 종교 시온주의당 오릿 스트룩 의원은 인질 가족들이 정부 대신 하마스를 압박해야 한다며 "하마스를 물리친다는 목표가 인질 석방이라는 목표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슐로모 리브만의 아버지 엘리야후 리브만은 이스라엘 군 라디오에 "끔찍하고 불확실한 거래로 석방될 테러리스트들은 이 정부와 이스라엘군에 더 많은 피를 묻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일시 휴전·인질 석방 합의가 발표됐지만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 역량을 파괴하고,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240명 모두를 돌려받는 것이라며 휴전이 만료되면 전쟁이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걸 분명히 하길 원한다. 전쟁은 계속된다. 전쟁은 계속된다"고 거듭 말하며 "우리는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휴전 기간이 끝나면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휴전 발표 기간 우리의 여단이 점령과 침략 세력이 패배할 때까지 우리 국민의 보호막이자 수호자로 남아있을 것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50명 외에 인질을 추가 석방하면서 휴전 기간을 늘릴 경우 완전 휴전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일부 인질만 우선 풀려남에 따라 인질 가족 사이에서도 분열이 일어날 수 있고 군인 가족에서도 완전 휴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총리실 고문을 지냈던 미국·중동 프로젝트 재단의 다니엘 레비 의장은 "이스라엘 내에서 나머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계속 해야 한다는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번 협상을 통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의 석방을 자신들의 핵심 정치적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내세울 수 있다.
미국의 팔레스타인 관련 싱크탱크 알샤바카의 타리크 케니 샤와 연구원은 "하마스에 이번 합의는 상징적인 승리로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상당히 굴욕을 당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로 미루어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지난 2014년에는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이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의 배후로 하마스가 지목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하고 지상군을 투입했고 이에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른바 '50일 전쟁'이 발발했다.
전쟁 당시 양측이 72시간 교전 중단에 합의했으나 이 기간 하마스가 이스라엘 병사들을 살해하고 납치하면서 이 합의는 지속되지 못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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