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탓에 1분위 소득 0.7%↓…5분위는 4.1%↑
분배지표는 소폭 개선…1분위서 비소비지출 감소 등 영향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송정은 기자 = 올해 3분기(7∼9월)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5개 소득분위 가운데 1분위(하위 20%) 가구만 1년 전보다 소득이 줄었다. 가계지출 역시 1분위 가구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득이 4.1% 증가한 5분위(상위 20%) 가구는 지출을 6.9% 늘렸다.
◇ 1분위 소득 2개분기 연속 감소…2018년 이후 처음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근로소득(-9.2%)과 사업소득(-12.7%)이 모두 줄었다.
통계청은 7월부터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등 날씨 탓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 등에서 일하는 임시·일용직의 근로소득이 줄었고 1분위 자영업자 가운데 비중이 큰 농가의 소득이 줄어 사업소득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1분위 가구는 지난 2분기에도 소득이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1분위 가구 소득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8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천84만3천원으로 4.1% 증가했다. 4분위도 5.0% 늘었다. 3분위와 2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2.3%, 0.3%였다.
1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에서 모두 소득이 작년 3분기보다 증가했으며 특히 고소득층인 4∼5분위 가구에서 증가율이 높았던 셈이다.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료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 측면에서도 1분위와 5분위 간 격차는 벌어졌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0만7천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0.6% 증가했고,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831만9천원으로 3.1% 늘어 1분위보다 증가율이 5배 이상이었다.
◇ 지갑도 닫은 1분위 가구…5분위는 6.9% 늘렸다
3분기 소비지출 역시 5개 분위 가운데 1분위 가구만 작년 3분기보다 감소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3만7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특히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7%), 교육(-13.9%), 통신(-10.4%), 교통(-8.1%), 주류·담배(-7.2%) 등에서 지출을 줄였다.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492만2천원으로 6.5% 뛰었다.
오락·문화(28.7%), 교육(19.4%), 주거·수도·광열(15.0%) 등에서 지출을 크게 늘렸다.
소비지출 비중을 살펴보면 1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23.0%), 주거·수도·광열(17.5%), 음식·숙박(12.8%) 순이다.
5분위 가구는 음식·숙박이 15.5%로 가장 컸고 이어 교육(13.7%), 교통(12.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소득보다 지출이 큰 1분위 가구는 월평균 33만원 적자 살림을 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적자액은 36.4%다.
5분위 가구는 같은 기간 339만7천원의 흑자를 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율은 40.8%였다.
◇ 5분위 배율 5.55배…소득격차 소폭 줄어
분배지표는 1년 전보다 소폭 개선됐다.
3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5배로 지난해 같은 분기(5.75배)보다 0.2배포인트 작아졌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다. 배율이 커질수록 소득 격차가 심화, 작아질수록 완화했다는 의미다.
1분위의 경우 소득은 줄었지만 조세·기여금 등 비소비지출이 감소했고 고소득층은 이러한 의무성 경비를 많이 낸 영향이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하고 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사전이전소득만 포함한 시장소득으로 따지면 분배지표는 악화했다.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은 3분기 12.70배로 지난해 같은 분기(10.87배)보다 커졌다.
연금이나 사회수혜금과 같은 공적이전소득의 효과, 즉 정책효과로 5분위 배율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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