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 부장관 "제재 말 아닌 실천, 韓과 협력…北에 분명히 알려야"

입력 2023-11-23 14:40   수정 2023-11-23 17:12

英외무 부장관 "제재 말 아닌 실천, 韓과 협력…北에 분명히 알려야"
"역내 韓 안보 리더십 중요…제재수단 활용 자랑스러워, 北 국제질서 위반 용납못해"
"한영 굳건한 친구, 더 많은 기회 기대"…"국빈방문 키워드는 우정·신뢰·무역·안보"
국빈방문 계기 외무부 인·태 담당 앤 마리 트레블리안 부장관 인터뷰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앤 마리 트레블리안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우리는 제재에 관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천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 앤 마리 트레블리안 인도·태평양 담당 부장관은 22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계기에 의회 내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한국의 역내 안보 리더십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영은 양국 정상이 이날 서명한 '다우닝가 합의'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순찰 등을 처음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하원의원이기도 한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이날 한영 양국 국기 모양 배지를 가슴에 달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내각에서 국제통상부 장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10월 리시 수낵 총리 취임 후 외무부 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인 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는 한국의 안보 리더십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제재 수단을 활용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나는 늘 우리가 제재에 관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천한다고 얘기한다"며 "국제 질서 위반은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북한의 무모한 행동은 지역 이웃들을 위험하게 만든다"며 "북한에 국제 질서를 어기는 것은 괜찮은 일이 아니고 처벌을 모면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기 위해 제재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간 제재 이행 공조와 관련,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부 장관도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국제 제재 이행 활동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과 관련, "한영 관계는 이미 굳건한데, 더욱 힘을 얻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뒤 "찰스 3세 국왕은 이런 관계를 환영하고 옹호하기를 바라며 초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왕은 격식, 전통과 함께 현대적 관계 형성 방식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는 기회를 갖고자 했다"며 "이는 영국이 가장 가까운 친구와 동맹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한국은 놀라운 경제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법치를 강력히 믿고 실천하는 나라"라며 "이런 매우 중요한 가치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양국은 당연한(natural)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빈 방문에 한국에서 장관, 기업 대표 등 여러 명이 팀으로 함께 참석했고, 그 결과 다양한 영역에서 더 강력한 관계를 만들 기회가 있어 기뻤다"며 "앞으로 수년간 함께 협력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이번 국빈 행사의 키워드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우정과 신뢰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실무적으로는 무역과 관련해서 중요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장기적 안보 협력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현대적이고 훨씬 더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는데, 전직 국제통상부 장관으로서 무척 흥미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양국이 무역과 관련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이후 그 중요성이 부각된 공급망 회복 탄력성의 확보를 강조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지난해 5월 한국 방문과 관련, "일정이 너무 짧았지만 멋졌고, 음식은 환상적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현실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진 것은 특별했다"며 "깨달음과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이 일상의 안정과 평화로운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꼈고, 북한의 폐쇄적 특징, 끔찍한 빈곤 속에 사는 사람들, 좋은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어려움 등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레블리안 부장관은 "주북 대사가 평양에 들어가면 북한 정부와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을 텐데, 대사관이 없으면 그런 일을 하기가 어렵다"며 "북한 정부가 대사관 재오픈 결정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데이비드 엘리스 주북 영국대사를 지난 2021년말 임명했으나, 엘리스 대사는 북한이 코로나 19로 국경을 닫으면서 아직 부임하지 못하고 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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