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거래량 감소로 가격상승 둔화…상반기 매수 추천"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5개월 가까이 이어지던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춰선 가운데 길면 내년 1분기까지 가격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든 데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 만한 요소가 제한적인 데 따른 영향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지난 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0%를 기록해 19주간 이어진 오름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0.05%→0.03%)과 수도권(0.03→0.01%) 역시 상승세가 둔화했고, 지방(0.02%→0.00%)은 보합 전환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는 0.02% 하락하면서 31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감소한 데 따라 아파트 가격 상승 역시 둔화했다며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러한 기류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확실히 가격 상승이 멈춘 분위기"라며 "이는 지난 9월부터 거래가 줄어들기 시작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6억∼9억원 이하 주택 대상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중단되면서 해당 금액 구간에 해당하는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10월 이후 크게 줄고 있다"며 "대출이 제한된 데다, 금리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거래를 서두를 이유가 없어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거래 시장의 활력 수준을 나타내는 거래량이 주춤해졌다"며 "경기 둔화 우려와 고금리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주택 소유자의 거래 적합성이 떨어진 것 등의 요소가 이른 시간 안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은 계절적으로도 거래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겨울철이므로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했을 때 가격 조정이 올 연말로 끝나지 않고 내년 상반기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서울과 수도권은 강보합 수준에서 가격을 방어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됐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서울과 서울 인접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국면인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입주 물량 감소와 주요 지역에 대한 수요 유입 등이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호재에 기대감도 생길 것"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다양하게 맞물려 매도 호가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 매수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이제 거래가 줄고 가격도 약세를 띠는 양상이 될 것"이라며 "급히 내 집 마련에 나서기보다는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고,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지켜보되 매수 시점은 상반기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아파트값의 약세 전환 시기는 연말 혹은 내년 초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고점인 2021년 10월 대비 25∼30% 떨어진 매물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서울의 아파트값은 13.42% 상승했고,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9.50%, 1.99% 올랐다. 전국 기준으로는 5.74%의 상승률을 보였다.
9월 전국 아파트값은 고점(2021년 10월) 대비 86.3% 수준을 기록했으며, 서울 85.6%, 수도권 83.0%, 지방 90.5%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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