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대선 야권단일화 실패에 "평화와 전쟁 중 선택해야"

입력 2023-11-24 20:07  

中, 대만 대선 야권단일화 실패에 "평화와 전쟁 중 선택해야"
'독립 성향' 현 지지율 1위 라이칭더 겨냥한 듯
"대만 동포들, '대만 독립' 반대하길 희망"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 구도가 야권 단일화 무산으로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야당 후보 2명의 3파전으로 결정되자 중국이 대만 유권자들에게 평화와 전쟁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2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천빈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와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단일화 대신 각자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우리는 대만 지역의 현행 사회 제도를 존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대변인은 "내년 초 선거 결과가 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 수호에 도움이 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평화와 발전의 올바른 궤도로 복귀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화·발전·교류·협력을 원하는 것이 대만의 주류 민의"라며 "현재 대만은 평화와 전쟁, 번영과 쇠퇴라는 두 갈래 길, 두 가지 앞날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천 대변인은 "많은 대만 동포가 민족 대의(大義)와 1992년 합의(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중국과 대만이 각자 편의대로 하자는 합의)를 견지하고, 대만 독립에 반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건이 되는 시기에 정확한 선택을 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에 공헌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그간 독립 성향의 민진당 현 정부를 여러 차례 노골적인 어조로 비난하면서 라이 후보가 당선되면 양안 사이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위협'을 가해왔다.
라이 후보는 선거전 초반부터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리드폭은 최근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날 대만의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라이 후보는 31.4%,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 후보는 31.1%, 중립 성향의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25.2%의 지지도를 보였다. 한때 20% 수준까지 벌어졌던 1·2위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진 것이다.
대만 매체들은 2·3위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면 두 사람 중 누가 총통 후보로 나서든 라이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꾸준히 보도해왔다.
실제로 이달 15일 국민당과 민중당은 야권 단일화에 합의하기도 했지만 여론조사 적용 방식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마감일인 이날 허우 후보와 커 후보가 모두 각자 후보 등록을 마쳤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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