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더블린 도심 학교 앞 흉기난동 사건 후 시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수십 년간 볼 수 없던 수준의 반(反)이민 폭력시위가 벌어져 34명이 체포됐다.
BBC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경찰은 24일(현지시간) 전날 밤 폭력 시위로 34명을 체포했으며 앞으로 추가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블린에서는 전날 오후 40대 후반 남성이 학교앞에서 흉기를 휘들러 어린이 등 5명이 다친 강력 사건 발생한 뒤 폭력 시위가 이어졌다.
이 사건의 용의자가 이민자라는 유언비어가 온라인에서 퍼지자 오후 6시께 사건 현장인 도심 번화가 오코넬 거리로 1시간만에 약 400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그들을 내보내라"라고 외치며 상점 13곳을 약탈하고 경찰차 11대와 버스 3대, 트램 1대에 불을 지르면서 폭력을 행사했다.
'아일랜드인의 목숨은 중요하다'(Irish Lives Matters)라고 적힌 팻말도 눈에 띄었다.
경찰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오후 9시께 시위를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여러 명이 부상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폭력시위 참가자를 '범죄자'라고 부르며 "그들은 더블린과 아일랜드와 자신과 가족들에게 수치심을 느끼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아일랜드인을 지키거나 애국심에서 그런 것이 아니다"며 "그저 혐오로 가득 차 있고 폭력과 혼란을 좋아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지 않는 반(反)혐오법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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