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총회장서 사전 리허설
부산엑스포 홍보 차량 파리 도심 곳곳 누비며 '눈도장'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각오라는 게 따로 있겠어요. 이겨야죠"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 선정일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오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심혈을 다하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하루남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을 마치고 나오며 짧고 굵게 각오를 말했다.
최 회장은 "오늘도 '전투'가 계속 벌어진다. 전투하러 가겠다"며 기자들을 남기고 바삐 차량에 올라타 현장을 떠났다.
뒤이어 리허설장에서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와 '지원 사격'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1분 1초가 아깝다는 듯 서둘러 어딘가로 이동했다.
총회까진 24시간도 남지 않았으니 막판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한국에, 부산에 표를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총회장 앞에 집결해 있던 부산엑스포 홍보 차량들도 파리 시내를 누비러 일사불란하게 제 갈 길을 갔다.
이날 총회 리허설 장면은 언론에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마지막 PT의 모든 장면, 모든 요소, 모든 디테일이 베일에 싸여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등 경쟁국에 정보가 노출되면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총회가 열리는 '팔레 데 콩그레'도 중요한 날을 앞두고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곳의 툰드라(56) 보안 팀장은 한국팀의 리허설이 끝날 때까지 로비를 지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툰드라씨는 "이곳에 오는 각국 고위급 관리들을 잘 경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다"며 "한 두 달 정도 시간을 쏟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선 누가 오는지 묻자 "사우디 대표단에서 누가 올진 모른다"며 "모든 게 비밀"이라고 말했다.
파리 시내에서는 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선 기업들의 막판 홍보전이 펼쳐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부산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대형 래핑 버스가 오페라 가르니에 근처 중심가를 천천히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갤럭시 제트 플립5와 부산엑스포를 함께 홍보하는 삼성전자의 대형 광고도 오페라 가르니에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파리 시민들은 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지만 후보국 간의 뜨거운 홍보 경쟁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우버 기사로 일하는 압델은 "길거리에서 각국의 홍보물이 붙은 택시와 버스를 엄청 많이 봤다"며 "처음엔 2030년 엑스포인데 왜 벌써 이렇게들 열심히 홍보하나 싶었는데 곧 결정된다고 하니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파리에 5년간 거주한 중국인 체리 왕씨는 "시내에 '부산' 홍보물이 붙은 시내버스가 자주 눈에 띄었다. 한국이 엑스포 유치를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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