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공급선 포격당해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 속에 포격 피해가 잦았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주 전력선이 또 끊겼다.
27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의 주 전력선인 750kV 외부 전력선이 전날 끊어졌다. 이번 주 전력선 단절 사고는 지난 8월10일 이후 110일 만이다.
전력선 단절 사고 직후 자포리자 원전은 급히 디젤발전기를 가동해 원자로에 전력을 공급한 뒤 330㎸ 비상 전력선을 이용해 원자로를 전력망에 다시 연결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단일 시설 규모로는 유럽 최대다.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원전 시설과 주변 기간 시설이 빈번하게 포격에 노출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낸 곳이다.
원전 가동 중 전력이 끊기면 돌이킬 수 없는 초대형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원전 내 냉각 시스템에 전력이 공급되지 못하면 원자로 과열로 최악엔 노심 용융이 일어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IAEA는 이 원전을 비무장 안전 구역으로 설정하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지속해서 제안했지만, 뚜렷한 진척을 보지 못한 채 전력선이 끊겼다가 가까스로 복구되는 일이 반복됐다.
전력선이 끊긴 지점은 원전에서 100㎞ 떨어진 곳으로 파악됐다. IAEA는 전날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격이 잇따른 뒤 전력선이 끊긴 것으로 보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공격을 받아도 외부 전원 공급장치가 파손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며 "자포리자 원전의 보안 상황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전 지역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많은 잠재적 위협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군사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원전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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