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인질 69명 석방…이스라엘도 수감자 150명 이어 추가 석방키로
바이든 "인도적 지원 확대 최선" 유엔 사무총장 "위기해결에 역부족"
블링컨, 개전후 3번째 이스라엘행…인질 전원 석방 및 인도적 지원 논의
전세계 압박 속 휴전 장기화 전기 되나 촉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 마지막 날로 예정된 나흘째에 이틀간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나흘간 하마스에서 69명의 인질이 석방된 데 이어 일단 20명이 추가로 석방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이 추가로 팔레스타인인 60명을 풀어주는 조건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전쟁 들어 3번째로 이스라엘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스라엘이 전투 재개 태세를 다지고 있긴 하지만,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으라는 전세계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장 합의가 휴전 장기화의 전기가 될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양측의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 외무부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휴전을 이틀간 연장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나흘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하마스가 인질 10명을 추가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휴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 24일 오전 7시 시작된 일시 휴전의 종료 시점은 28일 오전 7시에서 오는 30일 오전 7시로 조정된다.
추가될 이틀의 휴전 기간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20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6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 인질들이 추가로 풀려날 경우 석방 대상인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명단에 팔레스타인 여성 50명을 포함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휴전 연장 첫 날인 이날 하마스로부터 풀려날 인질의 명단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가 보도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해당 명단에 인질 10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휴전 연장을 환영하며 더 많은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늘리기 위해 교전 중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의 평화와 존엄을 위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휴전 연장 역시 인도적 위기 해결에는 충분치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휴전 연장이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인도적 구호를 늘리게 해주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며 "하지만 추가로 주어진 시간 동안 가자 인구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예정된 나흘간의 일시 휴전 마지막 날인 이날 인질 및 수감자 석방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스라엘군(IDF)은 전날 하마스가 인도한 여성 및 미성년자 11명의 인질을 넘겨 받아 자국 영토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번에 풀려난 인질 전원이 이스라엘인인 이중 국적자로서, 이들 중 6명은 아르엔티나, 3명은 프랑스, 2명은 독일 국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 이후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이날 팔레스타인인 여성 및 미성년자 수감자 33명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나흘간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은 이스라엘인 50명(이중국적자 포함), 외국인 19명 등 총 69명이 됐다.
이스라엘이 이날 중 33명을 추가로 석방할 경우 풀려나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는 이스라엘 인질의 3배수인 총 150명이 된다.
하마스에서 풀려난 인질은 대부분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 26일 석방된 84세 엘마 아브라함은 억류 기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브라함의 딸은 자신의 어머니가 평소 만성 질환이 있었으나 납치되기 전까진 상태가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휴전 나흘째 인질 석방을 앞둔 발표에서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인질이 이스라엘인 170명(이중국적자 80명 포함), 외국인 14명 등 총 184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전날 11명의 인질이 석방된 것을 반영하면 현재 173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억류된 셈이다.
이들을 하루 10명씩 석방하면 2주 넘게 휴전이 이어질 수 있지만, 남은 인질 중에는 군인이 다수 포함돼 있고 하마스가 이들의 석방에 더 큰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AP는 예상했다.
일시 휴전 연장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양측 중재를 위한 미국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담차 브뤼셀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이 이번 주 후반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전쟁이 터진 후 이스라엘을 3번째로 찾는다. 블링컨 장관은 방문 기간 모든 인질 석방과 인도적 지원 증가 추세 유지, 가자지구 내 민간인 보호 강화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가자지구 미래 원칙으로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 필요성을 포함한 전후 구상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지난달 7일 전쟁이 발발한 뒤 이스라엘은 가지지구에 대한 대대적 공습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지상전을 벌였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 민간인이 1만 명 넘게 숨지는 등 참사가 벌어지자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커졌고, 양측은 지난 24일 인질 석방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교환을 조건으로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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