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에 판교 본사·동탄 교육센터 용인으로 이전
(용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반도체 연구개발(R&D) 시설을 확장하면서 한국 투자에 속도를 낸다.
램리서치코리아는 지난 28일 용인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이하 KTC) 첫 장비 반입 2주년을 맞아 R&D 시설을 공개하며 이 같은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1980년에 설립된 램리서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본사를 둔 반도체 웨이퍼 제조 장비 및 서비스 공급 업체다.
램리서치는 작년 4월 용인 기흥구 지곡동에 3만㎡ 규모 R&D 시설인 KTC를 공식 개관했다. 이에 앞서 2021년 11월 공사 중인 시설에 식각 공정 반도체 장비 '센스아이'를 첫 장비로 반입했다.
KTC에서는 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가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박막을 입히는 '증착', 반도체 회로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식각' 등을 지원한다.
그간 한국에 투자를 확대해온 램리서치는 현재 KTC가 있는 용인 캠퍼스 내에 사무동을 짓고 있으며 내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사무동이 완공되면 현재 동탄에 있는 교육 시설인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와 판교 본사가 모두 용인 캠퍼스로 확장 이전한다.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는 2018년 3월 반도체 기술교육 현지화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고객, 램리서치, 협력사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기술 교육을 하며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생 장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공하는 교육은 ▲ 강의실에서 하는 설비 이론·실무 수업 ▲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한 랩 활동 ▲ 온라인 원격 수업 ▲ 가상현실(VR) 수업 등이다.
특히 VR 교육을 통해 실제 설비 안을 왔다 갔다 하며 볼 수 있다. 장비 바닥처럼 엔지니어가 물리적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부분도 보면서 설비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센터 설립 전에는 신규 장비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에 있는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까지 장거리 출장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한국 센터 설립으로 장비 교육을 받기 위한 이동 거리와 의사소통 제약 등이 크게 줄었다.
램리서치는 1989년 한국 법인 설립 이래 부품 및 장비 국산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확대하면서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투자를 강화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도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한국은 램리서치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램리서치는 제조 공정을 포함해 물류, 마케팅, 영업, 고객지원, 교육, R&D에 이르는 모든 주요 사업을 용인 K-반도체 벨트에서 운영하는 첫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다.
이처럼 램리서치가 한국에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고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긴밀하게 협업하기 위해서다.
고객사 인근에 연구시설을 갖춰 개발 및 테스트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는 R&D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성락 램리서치코리아 부사장은 "웨이퍼를 미국 본사로 보내면 공정 개발에 드는 '턴어라운드 타임'이 3주가량인데, KTC가 있어서 바로 고객과 협의하고 웨이퍼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어 이제 하루 이틀 만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램리서치가 국내 최대 반도체 전 공정 장비 생산 및 수출 업체로서 부품 국산화에 힘쓰며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의 이체수 사장은 "램리서치코리아는 한국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이지만, 사실 한국 장비와 부품으로 만든 장비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기업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고객에게도 최첨단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성장 측면에서 지금까지 한국에 있는 어떤 글로벌 장비 회사보다 최대 물량과 생산량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램리서치 한국법인 총괄 대표이사는 "인공지능(AI)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은 상상하지 못한 다양한 기기를 우리 삶에 들여올 것"이라며 "이에 따라 램리서치코리아 역시 더 정교하고 작고 스마트한 칩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와 공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또다시 '퀀텀 점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된 투자로 한국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 노력하고, 용인 캠퍼스 이전을 계기로 한국 반도체 업계 파트너들과 더욱 협력을 강화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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