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기 당해 현지서 강제노동…30일 본국행 비행기 탑승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북부에서 쿠데타 군사정권 정부군과 소수민족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현지에 고립된 말레이시아인들이 대거 안전 지역으로 피신했다.
29일 AP통신에 따르면 잠브리 압둘 카디르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전날 "최근에 구출된 우리 국민은 12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있으며 오는 30일 인도네시아 및 홍콩인과 함께 말레이시아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얀마 및 중국 정부가 자국민 구출 작업을 도와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북부 샨주 라우카잉에 자국민들이 고립됐다고 밝힌 바 있다.
라우카잉은 온라인 사기 범죄와 도박을 비롯해 각종 대형 조직 범죄가 성행하는 곳이다.
이번에 구출된 말레이시아인들은 취업 사기를 당해 현지에서 강제 노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얀마는 군사정권 타도를 목표로 내건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북부 샨주를 중심으로 총공세에 나서면서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전선은 카친, 사가잉, 친, 라카인주로 확대됐으며 반군은 수도 네피도까지 진격할 태세다.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이 지난달 27일 대규모 합동 작전을 시작한 이후 미얀마군으로부터 빼앗은 전초기지와 주둔지 등은 최소 303곳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수백명이 사망했으며, 500명 이상이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피해도 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형제 동맹의 총공세 이후 33만5천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민간인 사망자는 200명, 부상자는 263명이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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