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장학금 36만원 받아…100배·1만배로 돌려주겠다고 다짐"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휴대전화 업체 샤오미의 창업자인 레이쥔 회장이 모교인 우한대에 2천400억원을 기부했다고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가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쥔은 이날 우한대 개교 130주년 행사에서 13억 위안(약 2천354억원)을 기부하는 협약식을 했다.
단일 기부로는 우한대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날 금융 기업 중청신그룹의 창업자 마오전화 등 우한대 동문 재계 인사 5명도 총 3억 위안(약 543억원)을 기부했다.
레이쥔은 "기부금은 수학과 물리, 화학, 인문학 등 기초 학문 연구와 컴퓨터 영역의 과학기술 혁신, 우수 인재 양성에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0여년 전 우한대 재학 당시 2천 위안(약 36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으며 그때 100배, 1만배로 돌려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모교는 내게 지식을 가르쳐 줬고,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줬으며, 평생 과학기술을 탐구하는 길로 인도하며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富)를 안겨줬다"며 "늘 모교에 감사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학 졸업 후 6년 만인 1997년부터 우한대에 장학금 기부를 시작했으며 이후 '레이쥔 장학금'을 설립, 총 1억3천만 위안(약 235억원)을 모교에 전달했다.
지난 6월에는 우한대 내에 '레이쥔 과학기술 건물'을 완공, 기증하기도 했다.
레이쥔의 장학금 기부 소식은 이날 바이두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1969년생으로 우한대 컴퓨터학과 1987학번인 레이쥔은 2년 만에 모든 학점을 이수했으며, 졸업 후 베이징의 소프트웨어 업체에 입사했다가 2010년 4월 샤오미를 창업했다.
샤오미는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짝퉁' 제품이 범람하던 당시 중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성능과 완성도가 뛰어난 전자 제품들로 인해 한국에서 '대륙의 실수'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샤오미는 현재 삼성, 애플과 함께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성장했으며, 레이쥔의 재산은 940억 위안(약 17조원)으로 올해 중국 부자 서열 34위에 올랐다고 현지 매체들이 소개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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