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포럼·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연달아 참석
尹대통령 네덜란드 방문도 동행 예정…SK 인사 '세대교체'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올인'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간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포럼'에 참석한다.
도쿄포럼은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2019년부터 열고 있는 국제 학술대회로, 다양한 국가의 석학이 모여 국제 질서와 과학기술혁신, 환경 등 다양한 위기와 기회요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최 회장은 '사회 분열과 디지털 혁신 속 인류애'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도쿄포럼 이후에는 다음 달 4∼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한다.
최종현학술원이 2019년 발족한 TPD는 한미일 3국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모여 동북아·태평양 지역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이다.
TPD를 전후로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의 교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다음 달 12∼13일)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동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부터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 현지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을 마련, 휴일도 없이 각국 관계자들을 만나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해 왔다.
작년 5월부터 현재까지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으로 이동한 거리는 약 70만㎞로, 지구 17바퀴에 달한다.
최 회장과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직접 방문했거나 면담한 나라는 180여개국으로, 이들 국가의 고위급 인사와 개별적으로 면담한 횟수는 1천100회로 추산됐다.
최 회장은 지난 6월에는 발목 부상에도 목발을 짚고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섰고, 매년 10월 열리는 SK그룹의 'CEO 세미나'도 올해에는 파리에서 열 정도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올인'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 연사로 나섰던 최 회장은 이어진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부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119표)에 크게 뒤진 29표에 그쳐 사실상 참패하자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 회장은 투표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회견에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할 때도 뒤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재계 관계자는 "별다른 얘기 없이 담담하고 의연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함께 결과를 지켜 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과 서로 고생했다며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SK그룹은 다음 달 7일께 연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미 사장단·임원 인사를 한 삼성과 LG그룹 등처럼 SK도 세대교체가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작년 말 인사에서 유임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 부회장단의 거취에 따라 인사 폭도 갈릴 전망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7년 만에 '서든 데스'(sudden death)를 언급하기도 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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