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발생한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유엔 조사위원회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 기습공격 당시 하마스의 성범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비 필레이 조사위원장은 이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전쟁범죄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전쟁에서 발생한 범죄행위를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필레이 위원장은 피해자들에게도 하마스의 성범죄에 대한 증언과 증거 제출을 요청할 것이며 수집한 정보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보내 가해자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레이 위원장은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있은 지난달 7일 이후 ICC 검사들과 만나 증거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레이 위원장은 전쟁 중에 발생한 언론인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우선순위를 두고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유엔 조사위는 지난 2021년 유엔 인권이사회(UNHRC)가 구성한 조직으로, 3명의 독립적인 전문가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조사위를 반이스라엘적 편견을 가진 조직이라고 비난하며 협조하지 않고 있어 조사가 순탄하게 이뤄질지 불투명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는 조사위가 이스라엘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미국과 이집트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들 국가 역시 조사위를 비판하고 있어 협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사위는 지난달 17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낳은 하마스·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하마스의 행동이 무차별적 공습에 해당하는 명백한 전쟁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이스라엘의 과잉 대응도 문제 삼았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군사적 우위에 있는 점, 이스라엘군의 대응 공격에 따른 피해 규모가 더 큰 점 등에 비춰 비례적이지 않으며, 따라서 이런 행동 역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필레이 위원장도 당시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령하려는 이스라엘의 의도 등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자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분쟁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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