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적 협상 진행 중"…하마스 인사 "이 군인 전원 석방할 준비돼"
미 블링컨 국무 이스라엘 도착…일시휴전 연장 논의 전망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합의한 일시 휴전의 시한이 30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 종료된다.
이에 따라 휴전이 연장돼 전투 중단과 인질·수감자 교환이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장 여부는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55일째를 맞은 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명을 교환하고 가자지구에 연료를 포함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지난 24일부터 나흘간 휴전에 들어갔고 추가 협상 타결로 휴전 기간이 이틀 늘었다.
휴전 엿새째인 30일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끌려갔던 이스라엘인 10명과 태국인 4명, 러시아인 2명 등 모두 16명의 인질이 석방됐다.
양측 합의에 따라 인질 석방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카타르, 이집트, 미국 등의 중재로 휴전 연장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협상이 집중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국제사회 중재자들이 종료 몇시간을 앞두고 일시 휴전의 연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최근 외신 보도와 이스라엘 및 하마스 측의 태도 등을 고려하면 휴전이 두 번째로 연장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AFP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급 인사인 바셈 나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시 휴전 연장을 위해 어려운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는 수감자 전원을 대가로 (이스라엘) 군인 전원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하마스와 가까운 한 소식통도 이 통신에 "하마스는 중재자들에게 휴전을 추가로 4일 연장할 용의가 있으며 기존 휴전 조건에 따라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할 수 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나흘 더 기간이 연장되면 일시 휴전은 다음 달 4일 오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도 휴전 연장을 위해 긴박한 외교전을 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0일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그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만나 일시 휴전 연장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개전 후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요르단강 서안도 방문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만날 예정이라고 팔레스타인 당국자가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앞서 지난 28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휴전 연장 협상과 관련해 "양측(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폭넓은 합의를 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이날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이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회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협상 중재자들은 가자지구에 남은 이스라엘 측 인질들을 ▲ 예비군 복무에 나이가 너무 많은 남성 ▲ 여성 군인 ▲ 남성 예비군 ▲ 현역 남성 군인 ▲ 억류 기간이나 그 전에 사망한 이스라엘인 시신 등 5개 범주로 나누는 데 합의했다.
휴전 연장과 맞물린 인질의 추가 석방 협상에 상당 부분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사회에서도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 급증에 대한 우려와 함께 휴전 요구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개전 이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약 1만5천명이 숨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일시 휴전이 끝나면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29일 베르셰바에 위치한 남부사령부에서 작전회의를 하고 군 전투계획을 승인했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전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다음 단계를 위한 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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