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내부 도전 압도된 中, 침공못해…대선 간섭은 지속"

입력 2023-11-30 09:45  

대만 총통 "내부 도전 압도된 中, 침공못해…대선 간섭은 지속"
뉴욕 2023 딜북 서밋에 영상 메시지…"中, 총통선거 좌지우지 시도 중"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현재 정치·경제적 문제에 직면한 중국이 침공을 고려하지는 못하겠지만, 총통 선거 개입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블룸버그통신·AFP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2023 딜북 서밋 영상 메시지를 통해 "현재 중국 지도부가 내부 도전에 압도된 상태"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의 이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15일 정상회담 이후 나온 것으로, '미·중 대리전' 양상의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40여일 남기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시 주석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항상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문제"라면서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해야 하고,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등 많은 국가가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현상 변경엔 반대하지만, 중국은 필요하다면 대만을 무력 통일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이에 차이 총통은 서밋 영상메시지에서 "중국은 현재 국내적으로 경제·금융·정치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중국은 총통 선거에 간섭해 좌지우지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1996년 이후 중국은 대만의 주요 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강압이라는 수단을 썼다"며 중국이 근래 군사적 위협은 물론 회색지대 전술 공격, 정보 조작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상시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동중국해 충돌 등으로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려는 시도를 통상 회색지대 전술이라고 한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중국이 이 같은 전략적인 시도를 포기하길 바라기보다는 대만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전쟁은 선택사항도 아니며 평화·안정은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중국 내의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하고 공급망 탄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서구 기업들에 중국에서 대만으로 사업지를 이전하라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에 대한 중국의 비난 공세를 겨냥해 "선거 개입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라이칭더-샤오메이친 후보를 '쌍독조합'(雙獨組合·대만 독립 성향의 정·부총통 후보 조합)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쌍독(毒·홀로 독<獨>자와 발음이 유사한 독극물의 독<毒>자를 쓴 표현) 조합이라며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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