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물 금리 24일 4.95%에서 29일 4.64%로 내려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미 국채 시장이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서 벗어나 침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기자 칼럼을 통해 지난달 미 국채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경제가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상태의 이른바 '골디락스'로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낙관론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24일 4.951% 수준에서 이날 4.648%로 빠르게 내려왔고 시장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돈을 거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침체 가능성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2%(연율)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괜찮아 보이지만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1.5%(연율)에 그쳤다면서, 경제가 둔화하고 있고 문제는 둔화 폭이라고 봤다.
연휴 시즌 소비가 양호한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시장에서는 향후 몇 주간 금리가 급락할 경우 이러한 소비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한다는 것이다.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도 연착륙 기대에 대해 경고하면서 내년 1분기 기준금리가 인하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으면 경착륙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최근 말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2년물·10년물 국채 금리 간의 격차를 보여주는 수익률곡선의 움직임이 불길한 징조로 꼽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약해지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내려갔는데, 최근 들어서는 2년물 국채 금리 하락이 두드러지는 이른바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40년간 국채 시장의 움직임을 볼 때 지금 당장 과도하게 비관적 시장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도, 향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명확하다고 봤다.
우려 신호인 장단기 금리 역전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가운데, 침체가 현실화하기 전에는 항상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 전례를 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침체가 임박할 때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과거 침체 시에는 기준금리가 5%포인트 이상 내려간 바 있다.
블룸버그는 채권 시장이 경제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 감지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채권 시장의 움직임이 맞는다면 내년 어느 시점에는 투자자들이 자산 배분을 크게 바꿔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가 일각에서 내년 미 국채 투자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미 국채 총수익률 지수는 이번 달 4.3% 올라, 월간 기준 1985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라고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