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증가폭도 완만한 감소세 예상…은행권 대출심사 문제점 개선"
"은행들, 리스크 우려 무시하고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11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3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 폭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적정 수준으로 회복할 때까지 지속해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30일 '하반기 은행 중소서민부문 주요현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잠정 집계결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말 대비 2조3천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11월 가계대출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관리 강화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 4조8천억원 중 3조7천억원이 정책성 대출금액으로 대부분 실수요자 대상의 자금이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7월 5조2천억원, 8월 6조1천억원 이후 9월 2조4천억원, 10월 6조3천억원이었다.
수치로 보면 9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축소한 이후 10월 다시 확대해 9월 이후 증가폭이 둔화하는 모습이라는 금감원 설명과 차이가 나지만, 금감원은 "이는 신용대출 감소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9∼10월 수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중단됨에 따라 12월에도 가계대출 증가폭이 11월에 이어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2월에는 연말 성과급, 결산에 따른 상각 등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Stress) DSR 방안'을 연내 발표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것"이라며 "가계대출 현장점검 결과 발견된 은행권 대출심사 및 영업행태 상 문제점을 개선하게끔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이 8월부터 지난달까지 가계대출 취급은행 16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 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과정에서 상품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 심사 없이 부서장 전결로 처리했다.
A은행에서는 리스크부서가 금리 리스크 확대 및 듀레이션 관리가 곤란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영업부서 의견대로 추진됐다.
다수 은행에서 최장만기 변경 목적을 '영업경쟁력 제고'로 명시하거나 영업점 영업수단으로 사용하게끔 안내하는 등 50년 만기 상품이 DSR 우회·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수의 은행에서 직간접적으로 가계대출 확대와 성과가 비례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하고, 일부 은행은 그 결과를 인사보상과 연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올해 1월 한국은행의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다가 8월 이후 시장금리와 함께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금감원은 다만 "7월까지 대출금리가 안정세를 유지한 것은 시장금리가 연초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이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은행권의 상생금융이나 자발적인 취약차주 지원 노력이 대출금리 하향 안정화의 주된 요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상생금융으로 대출금리 체계, 시장금리를 왜곡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은행권 상생금융 방안으로 금리 쿠폰 형식이 논의되는 이유도 대출수요를 늘리지 않겠다는 차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9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기업대출은 1천843조3천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4.8%(83조6천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 요인으로는 고금리에 따른 회사채 투자수요 축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 2차전지 등 신산업 관련 투자수요 확대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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