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품 운반 노선…폭발 장치로 열차 폭파시켜"
"러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우크라 역량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천㎞나 떨어진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화물열차를 공격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이 우크라이나 소식통을 인용,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원 비공개를 요청한 이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밤사이 폭발 장치 4개를 이용, 몽골 바이칼 호수 북동부 세베로무이스키 인근 터널을 통과하던 화물열차를 폭파시켰다고 밝혔다.
SBU는 이 화물열차가 다니는 바이칼-아무르 노선이 군수품을 실어 나르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의 국경 북부에서 운행되는 바이칼-아무르 철도와 시베리아횡단 철도는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러시아의 양대 '물류 동맥'으로 꼽힌다. 승객뿐 아니라 화물과 원자재를 운반하는 이 두 노선이 지난해 취급한 물동량은 1억4천900만t에 이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무려 6천500㎞나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공격은 SBU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로이터 등은 평가했다.
SBU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래 전선에서 일어난 다수의 표적 공격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지난 달 미사일을 운반하는 러시아 해군 소속 초계함에 대한 드론 공격도 SBU가 주도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시베리아 화물열차에 대한 공격이 실제로 벌어졌는지, 또 해당 철로가 군수품 운반 목적으로 이용되는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해당 지역에서 열차에 불이 난 것은 인정하면서도 폭발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몽골과 접경한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에서 연료를 싣고 가던 열차에서 지난달 29일 밤 화재가 일어났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며,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예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칼-아무르 노선을 운영하는 러시아 국영철도는 디젤 연료가 탑재된 화물열차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열차를 정지시켰다면서, 이로 인한 우회 운행으로 열차 운행에 다소의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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