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내부 보고하고 대책 요구했지만 묵살"…트뤼도 총리 "절대 용납 못해"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국가 정보기관인 캐나다보안정보국(CSIS) 내 에서 성폭행 사건이 다수 발생했지만, 정보국은 피해자들의 대책 마련 요구를 뭉갰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캐나다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근 정보국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지부 소속 여성 요원 4명은 동일한 남성 상급자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공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피해 사실과 문제의 남성 요원을 내부 절차에 따라 보고하고 대책을 요구했으나 제대로 수용, 처리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해 "충격적이며 절대 용납 못 할 일로 깊이 우려한다"면서 "관련 장관과 정부 전체가 이 문제를 직접 챙겨 다룰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인 한 여성 요원은 해당 남성 요원과 감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차량 내에서 9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또 다른 여성 요원도 같은 인물에게 성폭행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캐나다 통신은 피해 여성 요원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서 그 이유로 이들이 법적, 직업적인 불이익이나 정보국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여성 요원들의 피해 사실을 듣다 보니 모두 우리 관할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며 "피해 내용이 모두 동일했고, 아무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으며, 이들은 모두 정보국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피해 신고를 경찰에 할 수 없었다면서 정보기관의 비밀 요원이라는 신분상 규정을 위반하면 5년 형까지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독자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피해 요원들은 성폭행 피해를 다루는 정보국 내부 규정과 조직 문화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보국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정보국은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어떠한 주장도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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