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침체 지속…"당국, 처분 강도 높일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시장감독 당국이 대기업 대금 연체 은폐를 단속하고 대응 강도도 높이기로 했다.
중국 중소기업의 경영 상황 악화가 전반적인 경기 하강 국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달 10일까지 '대기업의 중소기업 대금 연체 타격 특별행동'을 벌인다.
인민일보는 이번 조치에 대해 "나날이 심각해지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대금 연체 문제를 해결하고, 중소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방정부별 감독 부문이 '무작위 매칭'(雙隨機·정부 당국이 무작위로 법 집행 담당자를 기업에 배정해 감시·관리하는 제도)과 '일거에 공개' 방식을 써서 진상 파악, 대형 사건 포착, 엄중 처벌 등에 나서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를 통해 기업 연간 보고 공시에 명시된 계약 연체 상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다시 살펴보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거나 은폐·위조한 대기업은 '경영 이상 리스트'에 등재해 국가 기업신용정보 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인민일보는 정부 규정에 따라 2021년부터 대기업은 계약 대금 연체 사실을 공개해야 하지만 "일부 대기업은 여전히 법이 정한 의무를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번 특별행동으로 대기업의 미공개 (체불) 정보를 찾아내고, 처분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3분기까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 경제는 부동산시장 불안과 취업난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4분기 들어 다시 주춤하고 있다.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49.5)에 이어 11월(49.4)에도 '기준치 50'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기업 구매 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대기업의 경우 제조업 PMI가 10월 50.7, 11월 50.5로 그나마 숨통을 틔운 상태지만, 중형기업(10월 48.7, 11월 48.8)과 소형기업(10월 47.9, 11월 47.8)의 경기 상황이 제조업 전반의 성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이 직접 대금 연체 문제를 지적한 것은 중소기업 침체가 전반적인 경기 하강 외에 대기업 행태와도 관련됐을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국은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은행 대출 문턱도 낮추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허베이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전날 '경영환경 개선 조례'를 개정해 일선 상업은행 등 금융기관이 대출할 때 중소기업을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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