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베·중 협력 운영위 주재…당 서기장 등 지도부 만나
중국·베트남 해경, 영유권 분쟁지역 베이부만 공동 순찰
(하노이·베이징=연합뉴스) 김범수 한종구 특파원 =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베트남을 이틀간 일정으로 방문해 현지 투자 확대 등 양국 교류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2일 현지매체인 VN익스프레스와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하노이에 도착한 뒤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예방해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쫑 서기장은 고위급 인사의 상호 방문 확대를 제안했고 왕 부장은 여러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화답했다.
쫑 서기장은 "베트남과 중국은 산과 물이 이어져 있다"며 "양국은 우의가 깊은 동지이자 형제로,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베트남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은 양국 인민의 염원에 완전히 부합한다"며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동지와 형제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도 "양당 최고 지도자는 강력한 정치적 신뢰와 깊은 동지애를 구축하고 양국 관계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리더십을 제공했다"며 "뜻과 운명을 같이하는 것은 양국 관계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쩐 루 꽝 부총리와 함께 15차 베·중 상호협력 운영위원회를 주재했다.
올해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15년이 된 양국은 지난해 교역액이 1천756억달러(약 228조원)에 달했다. 베트남의 대중국 수출액은 577억달러, 수입액은 1천178억7천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우선 양국은 베트남에서 중국이 첨단기술 및 친환경 부문 투자를 확대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과학·기술·환경·교통·농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문화·교육·관광 부문에서도 공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베트남 측은 중국의 지원을 받아 시행중인 프로젝트 중 진척 속도가 느린 사례들을 거론하면서 보완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꽝 부총리는 베트남 농수산물 수입 확대를 위해 국경에서 통관 절차를 개선하고 교역 촉진 사무소를 조속히 설치해달라고 중국 측에 요구했다.
아울러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관련해 국제법에 의거해 상대방의 이익을 존중하는 한편 무력 분쟁을 막기 위한 '행동준칙'(COC) 제정을 위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과 아세안 회원국들은 2002년 남중국해에서 무력 분쟁을 막기 위한 '행동선언'(DOC)을 채택한 뒤 구속력 있는 이행 조약인 COC 제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왕이 부장의 베트남 방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국빈 방문을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0일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오는 14∼16일 베트남을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과 베트남 해경은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베이부만(베트남명 통킹만)을 합동으로 순찰했다.
중국 해경은 2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이번 합동 순찰은 양국 해경의 해상 법률 집행 협력을 심화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해경은 합동 순찰 기간 각각 두 척의 함정을 투입해 정해진 항로에 따라 330해리를 순항하며 양국의 조업 선박을 관찰하고 어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베트남 해경은 합동 순찰을 마친 뒤 중국 해경의 초청으로 중국 광저우를 방문해 합동 훈련, 함정 방문, 문화 및 스포츠 교류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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