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지원센터 보고서…"현지화·발주패턴 변화 대응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시장이 매년 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기업들의 그린에너지 사업 진출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 건설업계의 현지화 강화 기조, 발주 형태 변화 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3일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가 발간한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이후 중동 건설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지역의 건설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5천33억달러(약 653조8천억원)로 집계됐다.
내년 중동 지역의 건설산업은 올해보다 3.3% 성장하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는 연평균 4.4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국가들은 주요 수출품인 석유, 가스 등의 글로벌 수요·가격 상승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건설산업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동 국가들 가운데 지난해 기준 건설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3.2%를 차지하는 사우디가 주목된다.
사우디의 올해 건설시장 규모는 1천391억달러로 작년보다 4.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2024∼2027년에는 매년 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과 함께 원유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유가에 따른 재정 흑자로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주요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민간 부문의 투자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주택 2만4천호와 사무공간 360만㎡를 개발하는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그 핵심 사업 중 하나가 투자금 5천억달러 규모의 네옴 프로젝트다.
네옴 프로젝트 등에는 현재 국내 건설사들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동 지역의 재생에너지 시설 건설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지난 10년간 사우디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480억달러 이상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발주했고, 향후 1천500억달러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21년 4.9기가와트(GW) 수준이었던 재생에너지 용량을 2024년 27.3GW, 2030년에는 58.7GW로 증대할 예정이다.
지영구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연구원은 "오만도 25GW 규모의 육상 풍력·태양광 에너지로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의 개발을 4단계에 걸쳐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처럼 향후 중동지역 내 다양한 그린에너지 사업 발주가 예상돼 국내 기업의 수주 기회가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성공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중동 건설시장의 현지화 방침과 발주 방식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우디는 '사우디인 의무 고용제도'를 도입했으며, 입찰 시 현지 생산품의 구매 비율 상향, 현지인 고용 및 기술 교육 여부 검토 등 현지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UAE,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 역시 건설업계의 현지화 수준을 높이는 추세다.
또 중동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고도화하면서 투자개발사업(PPP) 등 민간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발주 패턴도 단순 EPC(설계·조달·시공) 방식에서 사업 관련 금융 조달을 특수목적법인(SPC)이 주도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지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중동 현지 기업과의 협업 관계 구축, 현지 인재 영입, 현지 기자재업체 발굴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투자개발형 사업에 참여하는 자세와 함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수출신용기관(ECA)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yd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