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8.4%로 1위…블룸버그 "앞으로도 주도권 유지할 것"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전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축소됐다.
JP모건 체이스가 지난해 지표를 기준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업데이트한 결과 미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8.4%를 차지, 1위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비중은 20%로, 전년 대비 비중이 작아졌다.
중국의 비중 축소는 지난 1994년 중국 당국이 새 환율제도를 도입하면서 생산물의 달러화 환산 가치가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이런 평가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GDP'가 아닌 '명목 GDP'로 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실질 GDP'를 기준으로, 중국이 세계 경제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로 자주 언급하지만, 이는 잘못된 평가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지표' 세상에서 살지 않으며, 월급명세서나 상점의 가격표 등이 그냥 있는 그대로의 수치인 '명목 지표'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매출이나, 정부 지출·세수 모두 명목 지표이며, 대출도 '실질' 기준으로는 받을 수 없고 대출 상환 역시 '명목' 상의 달러로 해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올해도 미국의 비중이 중국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데다 미국 소비자들이 코로나 종식 이후 활발한 소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신흥국들의 비중이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긴축 정책을 펴면 개발도상국의 통화가치는 크게 절하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도국들도 금리를 올리면 성장률이 떨어지게 된다.
이번에는 브라질을 비롯한 주요 개도국들이 연준의 조치에 앞서 자체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통화 절하를 막은 것으로 평가된다.
JP모건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럽튼과 베넷 패리시는 보고서에서 "신흥국들이 통상적으로 글로벌 충격에 민감한데 지난해에는 이를 잘 극복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중국의 경우, 제로 코로나 정책을 엄격하게 고수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출과 주택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한 정책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도 심각한 침체를 보였다.
중국의 경기침체는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한 것은 몇개월 되지 않는다.
부동산 가치 하락은 중국 중산층의 소비심리도 떨어뜨렸다.
시진핑 주석과 그 측근들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주 금융 및 기술 허브인 상하이를 방문하는 등 민간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그 영향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지난 9월 중국이 '어떤 지속적인 지표로 봐도'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지었는데 이 예측이 맞는다면 앞으로 펼쳐질 새 냉전체제에서 미국은 여전히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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