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라 부르며 "벨라루스 내정 간섭 반대"…우크라 관련 의견 교환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친(親)러시아 성향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 입장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시종 전략적인 관점과 장기적인 각도에서 중국-벨라루스 관계를 바라보고 있다"며 "벨라루스가 자기 상황에 맞는 발전 경로를 걷는 것을 지지하고, 외부 세력이 벨라루스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벨라루스와 유엔(UN),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기구 안에서의 협조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발전·안보·문명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를 바란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자신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관련해서도 "벨라루스가 계속 적극적으로 참여해 더 많은 실질적인 발전 기회를 얻어가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시 주석의 통치 성공 경험은 여러 당사자에 이익이 됐고, 배울 가치가 있다"면서 "벨라루스는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확고부동하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중앙TV(CCTV)가 공개한 회담 영상을 보면 시 주석은 루카셴코 대통령을 매우 가까운 상대를 지칭하는 표현인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 부르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지난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통치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구(舊)소련연방 현직 지도자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친러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벨라루스 또한 러시아와 강력한 유대 관계를 유지 중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이후 야권의 부정선거 주장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서방의 집중적인 제재 대상이 됐다.
미국은 지난 2006년부터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로도 벨라루스 정부의 자금원으로 추정되는 기업·개인 등을 계속 제재 리스트에 추가해왔다.
그는 지난 2월 28일∼3월 2일에도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회담한 뒤 정치·외교·경제·군사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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