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축소, 빠르면 2년 뒤 가격 급등 요인…집중 관리"
LH 혁신안 다음주께 발표…"층간소음 추가대책까지 매듭짓고 떠날 것"
"'국가가 전세사기 피해금 직접 돌려줘야' 요구는 선 넘는 것"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4일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큰 틀에서 평균적인 흐름이 꺾였다"며 "대출 축소 또는 규제,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하방 요인이 크다"고 진단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10월 특례보금자리론이 부분적으로 마감되고 내년 1월에 또 마감되는 부분이 있어 전체적으로 대출이 제한되는 것이기에 (집값이 10월까지는 부분적으로 상승 움직임을 보였으나) 큰 틀의 평균적 흐름은 꺾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건자재와 건축비 상승, 분양시장 미분양 적체 때문에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주택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참여 의지가 너무 위축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빠르면 2년, 또는 3∼4년 뒤 급격한 공급 축소가 가격 급등 요인이 될 수 있어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에 나선 것이고, 그로 인해 극단적 사태는 해소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가격 억제나 건축 경기에 무리한 부양 없이 (부동산시장을) 관리해오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임 국토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대해선 "국토부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고, 능력과 안목이 뛰어난 분으로 들었다"며 "중간에 자문받은 적도 있어 잘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원 장관은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후임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정식 취임하는 순간까지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 장관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에게 ▲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 ▲ 층간소음 해소 방안 ▲ 철도 지하화 기본계획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 및 신설 계획 등 국토부 주요 현안을 직접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중 다음주께 발표하는 LH 혁신안과 층간소음 관련 추가 대책은 매듭짓고 장관직에서 물러난다는 계획이다.
원 장관은 "철도지하화 계획은 법안이 이미 발의됐기 때문에 내년에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다는 차원에서 보고를 드렸고, GTX는 A∼F 노선의 연장과 신설에 대해 그동안 용역한 결과를 큰 틀에서 보고드렸다"면서 "이 중 상당 부분은 후임자가 연속성을 갖고 진행할 일"이라고 말했다.
시행 6개월을 맞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에 대해선 "다가구, 신탁, 근생빌라 전세사기 등 피해 지원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 방안은 당연히 보완해야 한다"면서도 전세사기 피해자를 먼저 구제한 뒤 비용을 회수하는 '선(先) 구제·후(後) 회수'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 장관은 "마지막 남은 쟁점이 결국 피해 금액을 국가가 먼저 돌려주라는 얘기인데, 마음은 아프지만 민간 거래 관계에서 발생한 사기 피해를 국가가 직접 대신 변제해달라거나, 전세사기가 아닌 단순 미반환 성격이 강한 것까지 국가가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를 뛰어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피해 금액 또는 미반환 금액을 직접 돌려주면 피해금을 받고 빠지겠고, 나머지는 세금 낸 국민과 국가가 알아서 하라는 것은 선을 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에 대해선 "예타안 또는 대안대로 하라고 국토부가 고집하는 게 전혀 아니다"라면서 "노선의 수립 과정과 타당한 방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검증해도 좋으니 전문가 검증을 통해 재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공방으로 시간을 끄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끌고 간다면 정치적으로 국민들이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에 대해선 "가덕도 신공항이나 부산 북항 개발 계기는 엑스포였으나, (결국) 지역균형발전과 부산·울산·경남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가가 계획을 세우고 약속한 것은 뚜벅뚜벅 일관 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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