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군이 앞으로 10년간 도입할 신무기 등에 필요한 비용이 국방부 예산을 169억파운드(28조원) 초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의회 산하 국가감사원(NAO)은 4일(현지시간) 국방부의 2023∼2033년 장비 조달계획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향후 10년간 군 장비 관련 국방부 예산은 2천886억파운드로 추정됐지만 실제 비용은 이보다 169억파운드 많은 3천55억파운드로 예상됐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예상 비용이 기존 계획보다 657억파운드(27%) 증가하는 데 비해 예산은 463억파운드(1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10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을 살펴보면 핵과 해군 장비 관련이 총 546억파운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NAO는 "국방부는 장비 조달 계획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임을 인정했다"며 "지출 우선순위 선정을 미루면 이후에 사업이 취소, 축소되면서 지출의 효과가 낮아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NAO는 기술 격차, 핵심 부품 부족,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한 다른 나라들의 군 장비 수요 증가 등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면서 비용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방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말콤 찰머스 부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충격적"이라며 "정부가 예산 통제력을 상실한 상황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더 타임스에 "이 보고서는 전체 장비 계획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 지출 검토 때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할 것으로 보여 조만간 사업을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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