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당국 시럽 샘플 2천여개 수출 품질검사…128개 기준 미달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등 일부 국가에서 어린이들이 인도산 기침 시럽을 복용한 뒤 숨진 것과 관련해 인도 당국이 자국산 시럽 샘플에 대한 수출용 품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6% 이상이 불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CDSCO)이 지난 5∼10월 전국 제약사 54곳의 시럽 샘플 2천14개를 품질검사한 결과 128개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검사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구자라트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연방직할지 찬디가르에 있는 정부 연구소에서 진행됐다.
검사는 인도 상무부가 우즈베키스탄 등 일부 국가에서 지난해 인도산 기침 시럽 관련 어린이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5월 기침 시럽의 경우 수출 전에 정부 연구소 품질검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지난해 12월 어린이 19명이 기침 시럽 복용 후 숨졌고 앞서 서아프리카 감비아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작년 12월 감비아 어린이 66명이 사망한 것은 인도산 시럽들과 관련이 있다며 문제의 시럽들에는 산업용으로도 쓰는 디에틸렌 글리콜과 에틸렌 글리콜이 허용치 이상으로 많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디에틸렌 글리콜과 에틸렌 글리콜은 각각 용매와 자동차 부동액 등으로 주로 쓰이지만, 의약품 제조에도 소량이 사용된다.
비슷한 시기에 인도네시아에서도 어린이 200여 명이 현지 제약사가 생산한 시럽을 복용한 뒤 숨졌다.
WHO는 지난 1월 말 유해 성분이 든 기침 시럽을 먹고 급성 신장질환을 일으킨 사례가 7개국에서 보고됐으며 사망 아동 규모가 300명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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